이승기(23, 광주)가 무난한 A매치 데뷔전을 펼쳤다. 흠잡을 만한 것이 없었다는 뜻. 레바논전 출전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이승기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라시드 스타디움서 열린 UAE와 '2014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4차전에 교체 투입되어 약 29분 동안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한국은 이근호와 박주영이 잇달아 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9분 홍철 대신 투입된 이승기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후반 들어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간 한국의 승부수였다. 완벽하게 경기 주도권을 잡어 0-0 승부의 균형을 깨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이승기는 조광래 감독의 기대에 보답을 했다. 이승기는 전반 내내 대표팀에 부족했던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이며 공격진의 활로에 숨통을 트여줬다. 직접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대표팀의 선제골 상황에서 시발점 역할이 됐다. 이승기는 후반 43분 왼쪽 측면으로 침투하는 이용래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넸고, 이용래는 다시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 이근호가 결승골을 터트리게 만들었다.
이날 이승기의 활약은 오는 15일 레바논전 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전에 경고누적으로 박주영이 결장하면서 선수 기용에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하기 때문. 또한 기성용의 부재에 따른 미드필더진의 변화도 있을 것이다. 조광래 감독으로서는 UAE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로 레바논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승기도 그 중 한 명이다.
물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승기가 UAE전에서 심어준 인상은 평균 이상의 것이었다. 당장의 레바논전보다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승기다.
sports_narcoti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