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절남이다] 최준석, "이제 내가 널 지켜줄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13 12: 45

"잘 해줘야지요. 제대로 된 프로포즈도 못 해줬는데".
프로야구 선수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상의 행복과 멀어져 원정경기가 잦은 남편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 시즌 후에도 마무리훈련, 전지훈련이 이어져 선수 뿐만 아니라 아내도 마음고생을 감내해야 한다. 그 어려운 길을 택한 신부에게 최준석(28. 두산 베어스)은 거듭 고맙고 미안하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최준석은 내달 3일 오후 5시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승무원 어효인(25)씨와 백년 가약을 맺는다. 지난 4월 친구 소개로 만남을 가진 최준석-어효인 커플은 7개월 간의 열애 끝에 부부로 새 출발할 예정.

올 시즌 무릎 부상 여파로 인해 2할7푼1리 15홈런 75타점으로 3년 연속 3할 및 2년 연속 20홈런에 실패한 최준석. 그는 왼 무릎 수술도 미루고 다음 시즌 한 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꼭 1년 전 서로 보듬어주며 힘이 되었던 동생 준민씨를 결혼시킨 최준석은 이제 아내가 될 신부를 위해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올해 예상에 못 미쳤던 성적을 보란듯이 만회하기 위해서다.
"쉬는 틈을 타 만나면서도 데이트도 많이 못했다. 나는 매주 월요일에 쉬는 데 그 친구도 일이 있으니 시간이 매번 맞물리는 것도 아니었고. 앞으로 정말 잘 해줄 것이다. 프로포즈도 못 해줬으니까".
무뚝뚝한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 그러나 알고보면 잔정도 많고 돌아서서 '나 때문에 더 힘들지 않았을까'라며 예비신부를 되돌아 보는 사내가 바로 최준석이다. 신부에게 고마운 점을 묻자 최준석은 고민 없이 그대로 답했다.
"우리가 여느 커플들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그래도 곁에서 날 지켜준다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졌다. 묵묵하게 내 곁에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
지난해까지는 양친 없이 자라온 형제의 돈독한 우애가 바탕이 되어 그를 그라운드에 서게 했다. 동생도 어엿한 가장이 된 현재 최준석은 자신의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아내를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동생을 결혼시키고 스스로도 부담감을 많이 떨쳤던 것 같다. 대신 이제는 내가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 첫 만남 이후 내 곁을 묵묵하게 지켜준 그녀를 위해 이제는 내가 그녀를 지키겠다".
제대로 된 프로포즈도 못했다는 최준석에게 예비신부를 위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쑥스러운 듯 미간을 잠시 찌푸렸던 최준석. 그러나 이어진 말에는 따뜻한 진심이 담겼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살면서 선수로 뛰는 동안은 일반 분들처럼 자주 여행가거나 우리만의 시간을 갖는 일은 자주 없을 것 같아. 일상에서의 행복을 자주 못 주는 것 같아서 미안해. 그래도 내가 쉬는 날에는 최대한 네게 힘을 쏟을께.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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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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