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유망주들, 달라진 김선우 배워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13 07: 36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투수 유망주들이 배워야 할 지향점을 선수단 내에서 찾았다. 바로 올 시즌 16승을 올리며 분전한 투수진 맏형 김선우(34)다.
최근 잠실구장서 선수들의 마무리 훈련을 지켜보는 데 여념이 없는 김 감독. 12일 오후 만난 김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이 끝난 뒤에도 16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조-경기 이천 잔류조-재활조로 나뉠 선수단 면면을 재차 확인 중이었다.
"외국인 투수 카드 하나는 반드시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겠다. 마무리 투수가 필요한 점도 있으나 반드시 국내 선발 투수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다. 1군 실전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좌완도 필요하고".

그동안 두산 투수진에서 가능성을 비춘 유망주는 있었으나 확실한 1군 에이스급으로 자라난 젊은 에이스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09시즌 9승을 올린 홍상삼이나 올 시즌 비로소 선발로 기회를 얻은 이용찬 등은 가능성을 비췄으나 아직 확실한 선발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
그 외에도 좌완 진야곱과 정대현이 일본 교육리그와 마무리훈련서 가능성을 비추며 다음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겨우 '김진욱호'가 닻을 올린 지 채 한 달 여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속단은 금물이다.
다음 시즌 개막 때까지의 훈련 상황 등을 차치하고,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기회를 얻을 젊은 투수들이 바람직한 자세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젊은 선발 에이스'의 탄생은 요원한 일이다. 김 감독은 "유망주들이 올 시즌 김선우의 변화상을 제대로 본받길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선발진이 강해져야 결국 계투의 연투 현상도 완화되면서 둘 다 모두 강해지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젊은 선발 투수들이 5이닝을 채운 이후 가끔씩 눈빛부터 달라져서 내려가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김선우의 모습을 본받았으면 한다".
올 시즌 김선우는 175⅔이닝(전체 4위)을 소화하며 16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3으로 국내 무대 4시즌 중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빠른 직구 위주의 투구에서 탈피해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던져 수싸움 우위를 점하며 수준급 국내 우완으로 자리잡았다. 선수 본인 또한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올 시즌에는 수싸움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라며 자신있는 기교투가 올해 가장 큰 소득이었음을 밝혔다.
"지금은 다음 시즌을 위해 몸을 정비하고 가다듬는 시기다. 그런데 어떤 투수는 공을 그저 빠르게만 던지려다 생각만큼 구속이 안 나와 조급해 하더라. 강박관념 속에 조급해져서 빠르게만 던지려고 하면 안 된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며 자기 템포를 가져갈 수 있는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올해 김선우의 변화상을 젊은 투수들이 잘 기억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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