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즈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7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창원 LG가 지난 12일 1위 원주 동부를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애런 헤인즈(30·201cm)가 올루미데 오예데지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두 번째 경기에서 LG는 지긋지긋한 7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헤인즈는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22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슛 1스틸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김진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LG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영입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외국인 선수 매그넘 롤이 부상으로 시즌 전 퇴출되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오예데지가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했지만 공격력에서 심각한 약점을 드러냈다. 서장훈과 문태영의 공존에 포인트가드난까지 시달리며 악재가 겹쳤다.

결국 LG는 리바운드에서 압도적 강점을 보인 오예데지를 퇴출시키고, 헤인즈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지막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쓸 정도로 절박했다. 헤인즈가 합류한 첫 경기였던 10일 안양 KGC전에서는 패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대어 동부를 잡으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동부전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LG의 공격력이었다. 헤인즈는 팀 내 최다 22점을 올렸는데 그보다 더 고무적인 건 서장훈이 11경기 만에 20점을 거뒀다는 점이다. 3점슛 3개를 모두 적중시켰는데 그 중 2개가 헤인즈의 어시스트를 받은 것이었다. 여기에 문태영까지 17점을 올리며 전체적으로 고른 득점 분포도를 보였다. 이날 동부는 올 시즌 첫 80점대 실점으로 수비에서 적잖게 고전했다.
서장훈은 "오예데지가 궂은 일을 열심히 했지만, 외국인선수가 2명이 뛰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득점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가 수비하기 수월했다"며 "헤인즈는 키가 작아 골밑 수비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3시즌 이상 뛰며 한국농구에 가장 특화된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영리한 선수라는 뜻이었다.
실제로 이날 헤인즈-서장훈-문태영으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에 높이를 앞세운 동부의 수비도 분산됐다. 특히 헤인즈는 정확한 중거리슛과 빠른 돌파에 필요할 때 외곽으로 빼주는 패싱력까지 과시했다. 꽉 막혀있던 LG 공격력도 간만에 풀렸다. 동부를 상대로 한 84득점은 4쿼터를 기준으로 할 때 올 시즌 LG의 최다득점 경기였다.
헤인즈 효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LG. 과연 하위권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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