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종로구 구기동의 자비정사. 잠시 귀국한 메이저리거 추신수(2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부산고 재학 시절 스승이었던 故 조성옥 부산고, 동의대 감독을 위해 마련한 영산재에는 부산고에서 조 감독을 사사한 선수들이 찾아왔습니다.
장원준, 손아섭, 손용석, 황성용(이상 롯데), 전병두(SK), 김태군(LG) 등 부산고 출신 선수들이 모이자 자연스럽게 13일 열리는 부산고-경남고 간 라이벌 빅매치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김태군이 "경남고는 이길 것"이라고 말하자 다들 "당연히 경남고는 이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눈에 불을 켜고 의지를 다졌습니다. 특히 선발로 나서는 장원준은 "선발인 걸 인터넷에서 기사 보고 알았다"며 미리 알려주지 않아 몸을 많이 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눈치였습니다.

손아섭도 "역시 조성옥 감독님 밑에서 힘들게 훈련한 부산고 출신들은 프로에 와서도 열심히 하는게 습관이 돼있는데 경남고 출신들은 여유로워 보이고 훈련도 적은 것" 같다며 장난기 섞인 라이벌 의식을 드러냈습니다.
역시 스포츠는 라이벌이 있어야 재미있는 법인가 봅니다. 고인이신 조성옥 감독의 영정 앞에서 필승을 다짐한 부산고 출신 선수들이 13일 어떤 멋진 플레이로 라이벌 경남고를 상대할지 기대됩니다. 마찬가지로 경남고 출신의 이대호, 송승준, 임경완(이상 롯데) 등은 또 제각기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지 궁금하네요.
/ 가을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