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길 넣을까 뺄까, 네티즌 장외 논쟁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1.11.13 15: 18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MBC의 예능 간판이자 토요일 저녁의 가족프로 대명사인 '무한도전'이 요즘 출연멤버 한 명의 호불호를 놓고 시청자 사이 논쟁에 불이 붙었다. 가장 늦게 합류한 6의 멤버 '리쌍' 길을 놓고서다.
길은 지난 수 년동안 '무한도전' 출연으로 얻은 게 많았지만 잃은 것도 적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힙합 가수로서 올 가을 대박 앨범을 낸 길이 예능인으로서는 자존심에 상처 입을 정도로 '무한도전' 일부 팬들로부터 잦은 비난을 받았던 때문이다.
길의 '무도' 하차 요구는 처음 합류 때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해 최근 1년새 피크에 다다른 느낌이다. '무도' 시청자 게시판이나 인터넷 상의 '무도' 관련 각종 기사 댓글에는 길을 향한 손가락질이 거의 빠지지 않았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재미없는 캐릭터로 발전이 없다' '다른 멤버들의 발목을 잡지마라' 등등 날이 선 악플에 가까웠다.

그래도 길은 꿋꿋했고 드디어 '무한도전' 팬들 사이에도 본격적으로 응원군들이 나서고 있다. 12일 '무한도전'에서는 TV전쟁 특집이 방송됐고. 1인 방송을 시작한 멤버들이 주어진 미션에 해당하는 멤버들의 TV를 꺼야하는 꼬리잡기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유재석-정준하-노홍철-하하-정형돈-박명수-길 순으로 이어진 꼬리잡기에서 하필 길이 꺼야될 TV의 대상은 국민MC 유재석. 하하조차 농담 한번 잘못했다 봉변을 당할 뻔했던 바로 그, '무한도전'의 터줏대감이었다.
제작진의 주문에 일순 주저함을 보였던 길은 직설화법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한 시민에게 어쩔까요를 물었고 '유재석보다 길이 TV에 안 나와야된다'는 대답으로 굴욕을 당했다. 바로 이같은 굴욕을 자초한데서 길은 리얼리티 예능의 묘미를 시청자에 안겼고 '무한도전' 내 미운 오리새끼로서의 자신의 독특한 캐릭터를 부각시킨 셈이 됐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길에게 '힘내라'며, 길을 무작정 비난하는 팬들에게 '자제하자'는 여론이 크게 일기 시작했다. 길의 장점을 부각하고 이에 박수치는 글들도 부쩍 늘고 있다. 물론 아직도 '길은 하차해야 된다'는 외곬 주장들이 강하게 물결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한도전' 초창기를 기억하시는 지. 정형돈은 '통편집'의 서러운 논란을 겪으며 지금의 대세로 자리잡기까지 고생했던 기간이 길었고, 정준하도 한동안 고정 팬들 눈밖에 나 찬밥 신세를 받았던 적이 있다. '
이들 멤버들이 사랑받다가 미워지거나 다시 예뻐지는 순화의 과정이 바로 '무한도전'을 시청하는 재미의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무한도전' 안에 시청자 사랑을 한몸에 받는 멤버들밖에 없다면 지금처럼 '무한도전'이 장수 예능 프로로 확실한 고정팬들을 안고 성장할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길이 이미 나머지 '무한도전' 멤버들에겐 버릴수 없는 동료이자 형이고 아우라는 사실이다. 멤버들의 잦은 이탈로 프로그램 자체가 깨지는 우리네 TV 예능 풍토에서 '무한도전' 제작 및 출연진, 그리고 고정팬 들의 굳은 의리는 방송가에서 유명하다. 길을 성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는 이런 '무한도전' 식 배경이 작용하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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