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주키치-리즈 수준 투수 구하기 어렵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1.11.13 12: 41

김기태(42) 감독이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구상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결론은 올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한 좌우 선발투수 벤자민 주키치(29, 좌완)와 레다메스 리즈(28, 우완)와 재계약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기태 감독은 11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내년에도 주키치와 리즈와 함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 수준의 투수를 구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주키치와 리즈는 올 시즌 LG 마운드에서 복덩이들이었다. LG는 과거부터 외국인선수와 큰 인연이 없었다. 올 시즌 전까지 역대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투수는 3명에 불과했다. 2000년 해리거가 17승, 2001년 발데스 10승, 2008년 옥스프링이 10승이 전부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주키치와 리즈 모두 10승을 달성하며 마운드 전력에 큰 힘이 됐다. 비록 이들에게 기대했던 승수가 최소 기준 밖에 달성되지 못한 점은 아쉬울 수 있지만 투구 내용과 한국야구 적응력은 매우 우수했다.
먼저 주키치는 올 시즌 초반 '광속 사이드암' 박현준과 함께 원투펀치로 맹활약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숨은 실력파인 주키치는 LG 스카우트의 레이더망에 걸려 한국에 오게 됐다. 젊은 나이였던 만큼 메이저리거에 대한 꿈을 꾸던 주키치는 결혼과 함께 안정된 가정을 꾸리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11월 LG와 계약한 주키치는 한국무대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제구력과 위력적인 컷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에 머물지만 독특한 투구폼 덕분에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여기에 선발 투수의 중요한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도 14차례나 기록한 주키치는 올 시즌 32경기에 등판해 10승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리즈는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빠른볼 하나로 미국에서도 명성을 떨쳤다. 지난 2007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고 무려 102마일(162km) 강속구를 뿌린 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구원투수가 아닌 안정된 선발 등판을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
리즈는 빠른 볼 하나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월 26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161km 강속구를 뿌린 리즈는 30년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 기록도 달성하며 '파이어볼러'로서 명성을 떨쳤다. 여기에 한국에 온 뒤 슬러브와 체인지업 위력이 더해져 지금도 성장해가는 단계로 볼 수 있다.
30경기에 등판한 리즈는 11승13패 평균자책점 3.88를 기록했다.  승리 숫자보다 패전 숫자가 많은 것은 흠으로 보이지만 퀄리티 스타트는 16차례나 달성하며 팀에 승리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
무엇보다 LG는 올 시즌 주키치, 리즈, 그리고 박현준까지 3명이나 10승 이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사령탑까지 바뀌었다. LG는 내년 시즌 만큼은 반드시 4강 진출을 목표로 팀을 꾸리고 있는 만큼 주키치와 리즈의 재계약이 필수다.
김기태 감독도 "일본에서도 있어봤지만 주키치랑 리즈 정도 수준의 투수를 잡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만큼 올 시즌 선발진 구성이 수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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