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데리고 있었더라면...".
서울 삼성의 김상준(43) 감독이 최근 중앙대 시절의 제자인 김선형(23, SK)에 대해 꺼냈던 말이다. 김 감독은 김선형을 데리고 있지 못하는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 만큼 김선형의 재능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김 감독의 아쉬움은 13일 삼성과 SK의 서울 라이벌전에서 현실화됐다. 내심 3연승을 노리던 김 감독이 김선형의 활약상을 막지 못하면서 무릎을 꿇은 것. 김 감독은 누구보다 김선형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안다고 막을 수 있는 재능이 아니었다.

김선형은 1쿼터에서만 13점을 쓸어 담았다. 의표를 찌르는 드라이브인을 비롯해 과감한 3점 슛과 정교한 자유투 등 그가 가지고 있는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쿼터 종료 직전에 성공시킨 버저비터 3점 슛은 경기장의 모든 관중을 열광시켰다. 지난달 15일 삼성과 첫 대결에서 6점에 그쳤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던 삼성은 덕분에 흐름을 내주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김선형을 막는 데 치중하는 사이 침묵하던 알렉산더 존슨(33점 10리바운드)이 터졌다.
여기에 김민수(21점 7리바운드)까지 내외곽을 오가면서 맹활약을 펼쳐 삼성의 연승 행진은 2경기로 마감했다. SK(6승7패)는 6위를 지켰고 삼성(4승9패)은 8위로 밀려났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경기는 내 제자(김선형)에게 졌다. 전반전에 선발도 아닌 선수에게 16점을 내주면 이기기 어렵다. 그래서 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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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