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들, FA 영입 보다 내줄 유망주 고민 중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1.14 17: 48

"싸졌지만 그만큼 고민도 많아졌다."
제법 많은 프리에이전트(FA)들이 풀렸다. 때맞춰 보상금도 대폭 내렸다. 구단들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많고 다양한 상품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
이대호, 조인성, 김동주 등 몸집도 금액도 큰 FA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싸면서 괜찮은 전력들이 수두룩하다. 큰 이승호(7000만원), 임재철(9200만원) 등 1억원 미만의 쏠쏠해 보이는 자원부터 이상열, 임경완, 송신영, 작은 이승호, 정재훈, 정대현 등 1~2명만으로도 마운드 체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알짜배기들이 넘쳐난다. 조성환, 이택근 등 공수에 걸쳐 도움이 되는 야수들도 제법 있다.

구단들은 일단 집안 FA를 우선적으로 잡는다는 뜻을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만큼 FA 시장에서 인기를 끌만한 자원들이라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뒤집어 놓고 말하면 우선협상 기간에 계약을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번에 나온 FA들이 다른 구단의 관심 속에 있다는 뜻이다. 결국 기존보다 현저히 낮아진 보상금 규정이 구단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구단들은 반대 급부에 대한 아쉬움도 동시에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바로 보상선수, 그 중에서도 유망주의 이탈에 대한 걱정이다.
FA 선수를 획득한 구단은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를 FA 선수의 원소속 구단에 내주게 돼있다. 300%의 금전을 전하면 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상선수 명단 중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이에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매력적인 FA들이 그 어느 해보다 많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솔직히 싸졌지만 그만큼 부담과 고민도 늘어난 것 사실이다. 받아 올 선수가 문제가 아니라 내줘야 할 보호선수에 포함될 유망주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호선수 20명으로는 유망주들을 모두 포함시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구단의 미래를 내줘야 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어 "대어급이라면 모르겠다. 하지만 어중간한 FA라면 더욱 고민이 된다"면서 "언제 가능성을 폭발시킬 수 있는지 모르는 유망주가 간다면 그 비난은 면하기 어렵다"고 고민스러워했다.
이는 FA를 선언한 선수 본인 마찬가지. 한 FA 선수는 "내 몸값이 높지 않아 다른 구단에서 관심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보상선수 때문에 오퍼를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불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과연 각 구단의 이런 부담감이 FA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욱 궁금해진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