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자들이 내년 프로 무대에 데뷔하기 위해 마무리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에 우선 지명된 노성호와 이민호는 현재 강진 캠프에서,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한화 이글스 하주석은 일본 나가사키현, 전체 2순위 넥센 히어로즈의 한현희는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각각 훈련 중이다.
이들의 활약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해 이맘때 이들처럼 부푼 꿈을 안고 있었던 2011년 신인들의 첫 시즌이 궁금해진다. "고등학교 때 에이스 아닌 투수 없고, 4번 타자 아닌 타자 없다"는 프로야구 신인들 중 지난해 첫 해부터 팀의 '복덩이' 노릇을 했던 선수는 누굴까.

뭐니뭐니 해도 2011년 드래프트 지명자 중 가장 팀에 많은 기여를 한 선수는 LG 트윈스에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우완 임찬규(19)다. 임찬규는 올 시즌 팀이 비록 6위로 마감했지만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의 중고 신인 배영섭(25)과 시즌 신인왕을 놓고 자웅을 겨룰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임찬규는 올 시즌 65경기에 등판해 9승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단순한 성적보다 계투, 마무리, 시즌 후반에는 선발까지 보직을 망라하며 시즌(133경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65경기에 나와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임찬규는 LG가 지난해부터 선보이는 신연봉제의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이 될 것이라 점쳐지고 있다.
다음으로 가장 많이 1군 무대를 밟은 전체 3순위 넥센 히어로즈의 좌완 윤지웅(23)은 올 시즌 53경기에서 2승 9홀드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며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윤지웅은 앞으로의 긴 활약을 위해 12월 28일 경찰청 입대를 자원했다.
계약금 7억원의 주인공 전체 1순위 좌완 유창식(19, 한화)은 올해 26경기에 나와 1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9를 기록하며 녹록치 않은 첫 시즌을 보냈다. 유창식은 어깨 재활로 인해 스프링캠프와 1군 합류가 늦었다. 1군에 들어와서는 주로 패전·추격조로 나서며 실전 감각을 쌓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아마추어 선수로서는 유일하게 선발돼 주목을 끌었던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김명성(23, 전체 5순위)는 지난 6월 18일 첫 선발 등판에서 2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4경기에 산발적으로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39의 성적으로 혹독한 통과 의례를 치렀다.
이 4명은 1군 그라운드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지만, 심창민(삼성, 전체 4순위), 최현진(두산 베어스, 6순위), 서진용(SK 와이번스, 7순위), 한승혁(KIA 타이거즈, 8순위)은 고교 시절의 무리한 등판으로 시즌 내내 2군에 머물며 재활과 등판을 병행해야 했다. 그나마 최현진은 2군에서 29경기에 나와 7승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9를 거두며 내년 전망을 밝혔다. 심창민도 2군에 5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1.35로 가능성을 보였다.
1순위 선수들 외에도 넥센은 외야수 고종욱(3차 전체 19순위), 정통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23, 9차 전체 67순위)가 이름을 알려 신인 농사에 성공한 팀이 됐다. 다른 팀에 비해 비교적 얇은 선수 자원층이 신인들에게는 더 큰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 그러나 넥센은 윤지웅, 고종욱, 김대우가 모두 군입대를 앞둬 다시 2012년 신인을 키워 쓸 상황에 놓였다.
투수 일변의 신인 선수 가운데 한화의 포수 나성용(3차 전체 17순위)은 시즌 후반 27경기에 출장해 38타수 9안타 7타점 타율 2할3푼7리를 기록했다. 나성용은 9월 15,16일 연이틀 스리런포와 함께 4할7푼4리의 장타율로 거포 본능을 보였다. KIA 우완 홍건희(2차 전체 9순위)는 5경기에서 평균 6.75를 기록해 1차 지명자 한승혁에 앞서 1군 무대를 밟았다.
이들도 내년이면 후배를 둔 어엿한 프로 2년차 선수가 된다. 2011년 신인들이 1,2군과 재활 과정을 겪은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프로 무대에서 어떤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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