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기태(42) 감독이 FA를 선언한 팀 내 고참 선수 4명의 FA 협상 결렬 소식에 답답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15일 오후 진주 연암공대 야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FA 계약이 빨리 끝나야 대책을 세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LG는 올 시즌 종료 후 주전 포수 조인성(36)을 비롯해 1루수 이택근(31), 불펜투수 이상열(34)과 송신영(34)이 FA를 선언한 상태다.

먼저 LG는 지난 11일 FA 대상자들 가운데 이상열과 가장 먼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양측은 계약 기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공감했으나 계약금과 연봉 이야기가 나오자 문제가 생겼다. 대화는 10분 만에 끝났다.
LG는 13일 점심 때 송신영을 만났다. 김진철 팀장은 점심 식사 자리에서 송신영에게 구단이 생각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측은 계약 기간 뿐만 아니라 계약금과 연봉에서도 뚜렷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마쳤다.
LG는 14일 오후 잠실야구장 내 LG 사무실에서 이택근과 조인성을 차례로 만났다. 그러나 둘 다 큰 금액 차이로 별다른 협상을 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조인성과 이택근은 계약 기간에서도 1년씩 차이가 있었고, 연봉과 계약금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차이가 났다. 4명 모두 구단과 큰 시각 차이를 보이며 어느 누구도 계약이 쉽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15일 오전에는 이택근 및 이들의 FA 계약 가능성이 낮다는 기사까지 쏟아져 나오자 김기태 감독은 애써 내색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조금은 답답한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구단에게 조인성 등 FA 선수들의 잔류를 희망했다. LG 구단 역시 이들과 재계약을 한다는 것이 기본 목표지만 1차 협상에서 큰 온도 차이에 조금은 당황하는 모습이다.
김 감독이 어서 결정이 났으면 하는 데에는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팀 전력이 결정 되어야 내년 시즌을 위한 1군 선수단 구성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인성 등 FA 4명 모두 1군 전력인 만큼 김 감독으로서는 이들을 빼고 전력을 짠다면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 한다고 해도 하루라도 빨리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진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이끌고 있는 김기태 감독은 "진주에서 마무리 훈련은 매우 힘든 가운데서도 선수들 모두가 잘 소화하고 있다"면서 "누군가가 힘들다고 포기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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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