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구자철(22, 볼프스부르크)에게 레바논전은 페널티킥으로 웃고 울은 경기로 기억될 듯 싶다.
구자철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5차전 레바논과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건강 이상으로 기성용(22, 셀틱)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구자철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경기 조율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구자철의 초반 활약상은 무난했다. 중동 특유의 떡잔디라는 조건에서도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세트 플레이도 그의 몫이었다.
득점도 터트렸다. 전반 4분 레바논의 알 사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전반 20분 이근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기 성공시켰다.
이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잘 풀리는 듯 했다. 그러나 전반 22분 구자철이 무리한 반칙으로 경고를 받으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전반 30분 운명의 사건이 일어났다. 수비에 가담한 구자철이 페널티지역에서 레바논의 엘 알리를 넘어뜨리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
레바논의 아트위는 왼쪽 구석으로 페널티킥을 차 넣었고 이 득점이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이 되고 말았다.
자신의 실수에 땅을 친 구자철은 경기장을 끊임없이 뛰어다니며 만회를 노렸지만 아쉽게도 긍정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구자철은 이날 경기에서 받은 경고로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전에도 나설 수 없어 레바논전의 실수는 당분간 만회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게 됐다.
stylelom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