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정대현, 구단마다 다를 수 있는 FA 가치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1.16 11: 07

사상 최대 FA 시장이라던 기대대로 한화 포수 신경현이 계약 스타트를 끊으면서 물꼬가 터졌다.
하지만 투타 통틀어 최대어로 꼽히는 이대호(29)가 롯데와의 협상에는 여전히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불펜과 마무리로 인기가 높은 투수 정대현 역시 SK와의 교섭이 풀리지 않으면 오는 20일 시장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와 정대현 외에도 준척급 FA들이 여럿 남아 있다. 따라서 사령탑과 코치들의 대이동에 버금가는 지각변동도 가능할 분위기다. 저마다 구단들은 팀내 FA를 우선으로 잡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외부 영입이 가능한 FA들에 대한 평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구단들의 FA들에 대한 시선은 다르다. 저마다 다른 가치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이대호의 몸값을 산정하는 기준은 애매할 수 있다. 롯데가 60억 이상의 대우를 약속했고 일본 오릭스가 2년에 5억엔이라는 막대한 돈을 쏟는다고 했다. 하지만 구단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다"면서 "이대호가 상당한 가치를 지녔다고는 하나 삼성, 한화, 두산, KIA처럼 확실한 4번감이 있는 구단에서는 그 정도로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대현에 대해 복수의 구단 관계자들은 "정대현은 국내 정상급 마무리다. 기본적으로 정대현이 가진 가치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구단의 특성에 따라 정대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LG처럼 마무리가 필요한 곳에서는 군침을 흘릴만 하다. 하지만 삼성이라면 그보다는 좀더 낮게 책정할 것이다. 따라서 몸값에서도 차이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돼지 발톱에 봉숭아 물들이기인 셈. 4번 타자가 버젓이 있는데 이대호가 필요하지 않고 막강 불펜이 있는 팀에서 정대현은 사치라는 것이다. FA의 절대적인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상대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떠올리게 만든다. 기본적인 FA에 대한 가치에 늘어난 수요 만큼 몸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반대로 있으면 또 다른 옵션이 될지 모르지만 굳이 FA로 선택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선수 역시 마찬가지. 구단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한 선수는 "수도권 구단과 지방 구단, 포지션 경쟁에 따른 위치 등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이 고려되면 적게 받더라도 편한 곳에서 뛰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 가치를 직접 보고 싶다"고 외치는 FA와 이를 바라보는 구단들이 본격적으로 테이블을 마련하는 20일이 그래서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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