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분조회' 정대현, KBO서 직행 첫 빅리거 될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1.16 11: 32

FA 투수 최대어 정대현(33)이 미국 메이저리그(MLB)로부터 신분조회를 요청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MLB 사무국으로부터 정대현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으며 현재 FA 신분임을 확인시켜줬다. 이어 오는 20일 이후 해외구단과 협상 및 계약이 가능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제스쳐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신분조회의 의미는 '영입의사'를 나타낸다.
만약 정대현의 미국행이 현실화 된다면 단순히 메이저리그 진출에 그치지 않는다. 최초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38)와는 또 다른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라는 상징성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잡은 윤석민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자 미국 언론이 보도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누구도 한국프로야구에서 바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훈과 구대성이 있었지만 모두 일본을 거쳤다는 점에서 구분이 된다.
정대현이 미국 진출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대학시절부터 미국 구단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에 정대현도 FA를 선언하기 전부터 미국인 에이전트를 선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빠른 볼을 구사하지는 않지만 언더핸드 투수라는 이점을 충분히 살린 피칭을 하는 정대현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완급조절에서 나오는 싱커와 커브는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불펜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를 바탕으로 일찌감치 미국 킬러로 명성을 떨친 정대현이었다. 경희대 대학시절이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한 정대현은 미국전에만 두차례 등판했다. 예선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준결승전에서는 6⅓이닝 2실점으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미국 킬러'라는 입지를 다지면서 동시에 미국 스카우트들의 유혹을 뒤로 하고 프로행을 택했던 정대현은 "너무 서둘러 결정한 점이 아쉽다.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지 모른다"고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정대현은 2001년 SK에서 프로에 데뷔, 11시즌 동안 통산 477경기를 뛰며 32승22패 99세이브 76홀드 1.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 사이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에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 여전한 국제용 이미지를 쌓았다. FA가 되면서 미국 구단들의 관심은 당연했다. 정대현에게 관심을 보이는 미국 구단들도 1이닝 정도를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몸값. 미국 구단들은 일단 한국프로야구에서 직행한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가 전무한 만큼 조심스런 반응이다.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사실상 정대현의 몸값이 추후 한국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선수들의 연봉 기분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기회가 되면 미국에서 뛰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는 정대현이지만 이미 "헐값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과연 미국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정대현이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오는 20일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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