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전서 기대를 걸었던 어린 선수들이 부진했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밤 베이루트서 열린 레바논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차전에서 1-2로 패배했다. 사상 처음으로 레바논에 진 데다 지난 9월 6-0 대승을 거뒀던 상대였다는 점에서 충격 또한 배가됐다.
모든 것이 대표팀에는 최악이었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그라운드 상태, 쉴 새 없이 난무하는 레이저 공격 등은 모두 악재였다. 그러나 핑계가 될 수는 있어도 패배의 이유는 될 수 없었다. 이날 경기력은 조광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최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뼈 아팠던 것은 어린 선수들의 부진이다.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만 해도 전체적인 부진 속에서 몇몇 젊은 선수들 만큼은 제 몫을 해주었다. 후반에 교체 출전한 손흥민은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침투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줬고, 이승기도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그러나 레바논전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손흥민은 A매치 첫 선발이라 그런지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했고, 이승기는 제 포지션이 아닌 까닭에 조광래 감독이 기대하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서정진은 UAE와 4차전과 마찬가지로 위협적이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는 조직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다. 조광래 감독은 4차전 UAE전에서 부진을 만회하고자 젊은 선수들을 선발로 기용,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고 했지만 손흥민과 이승기, 서정진 모두 대표팀 경력이 적은 탓에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고, 결국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즉 대표팀이 추구하는 패스 플레이가 나오지 못한 것이다.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느 나라 대표팀이나 호흡을 맞출 시간은 부족하다. 주어진 기회는 비슷한 상황인 것. 결국 다른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대표팀으로서는 불신을 벗어던질 획기적인 수단을 마련, 내년 2월에 있을 쿠웨이트와 3차예선 최종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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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서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