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알아서 척척.. 홍보 담당자 '할 일이 없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1.16 17: 09

"우리는 할 일이 없네?"
요즘 연예인들이 '홍보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사건이 터졌을 때, 소속사 내 홍보팀 직원에게 일임했던 각종 사건 수습 및 공식 입장 발표 등을 직접 해결해내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는 것. 홍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할 일을 빼앗겼다"는 우스개소리도 나온다.
지난 15일 방송에서 농담 한번 잘못했다가 고소까지 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이하늘과 김창렬은 직접 라디오 부스로 뛰어들었다. DJ DOC 전 멤버 박정환이 KBS '해피투게더'에서의 이하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소속사 측은 긴급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DJ DOC는 기자회견 대신 직접 방송 마이크를 쥐기로 결정했다. 김창렬이 진행 중이던 SBS '김창렬의 올드스쿨'에서 두 멤버가 직접 박정환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 공식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작성하기로 했던 홍보 담당 직원은 업무를 덜은 셈이다.

두 멤버는 방송에서 "나쁜 뜻은 아니었다. 친구끼리 말로 풀자. 일 열심히 해서 차 한 대 사줄게"라는 취지의 말을 해 큰 화제를 모았다. 물론 두 멤버의 정제되지 않은 말투 탓에 일각에서는 사과가 장난스러웠다는 지적은 나왔지만, 피소라는 예민한 상황에서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한 것은 연예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손꼽힐 만하다.
같은 날 김태우는 결혼 소식을 직접 알렸다. 이날 자정 김태우는 직접 팬카페에 글을 올려, 자신의 결혼과 임신 소식을 팬들에게 알리고 축하의 기도를 당부했다. 보통 기사가 먼저 터진 후 이를 인정하는 수순을 밟던 결혼 발표가 연예인이 직접 팬에게 장문의 글을 남기는 형식으로 변화한 것. 사실 팬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많은 연예인들이 이같은 방법을 선호하지만, 대체로 기사가 먼저 '추월'하는 경우가 많은 상태. 그런 가운데 김태우는 팬들이 가수를 통해 직접 결혼 소식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소속사는 추후 결혼식의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만 따로 알렸다.
SNS의 발달로 스캔들 수습도 이제 연예인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 지난 7월 이효리와 김동률의 결혼설이 불거졌을 때, 이효리의 대처는 상당히 빠르고 정확했다.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트위터로 김동률에게 공개 멘션을 보낸 것. '오빠, 우리 결혼한대'라는 글이었다. 결혼설이 사실이 아님을 너무나 정확하게, 하지만 재치있게 해결한 셈. 물론 당시 양측 소속사는 취재진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전화를 받았지만, 사태는 상당히 빨리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다.
김동률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자고 일어났더니 결혼설이 수습돼있더라. 효리가 대처를 잘해줘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불미스럽고 민감한 일에 휘말려서도 직접 글을 쓰는 연예인이 적지 않다. 16일 병역법 위반 혐의 관련 항소심을 마친 가수 MC몽은 소속사 공식입장 대신 자신의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병역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고, 위계로 인한 공무집행 방해죄만 인정받은 그는 "일년이 넘게 보기 싫으셨을 저의 기사와 사건으로 심려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글로 시작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너무 많지만 제가 무슨 면목으로 또 할 말을 하겠습니까. 다 전부 제 잘못이거늘 여러분에게 받았던 사랑 너무 과분하고 천국 같았습니다. (중략) 이젠 저보다 더 어두운 곳에서 봉사하고 또 다른 삶을 살며 그것도 행복이라 여기며 살겠습니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죄드립니다"라고 직접 글을 남겼다.
관련 기사 아래에는 거친 댓글이 다수 눈에 띄지만, 트위터 상에는 진심을 담은 그의 멘트에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의 메시지가 속속 전달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연예인들의 '맨 투 맨' 입장 전달은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NS가 발달한데다, 대중이 딱딱한 공식입장보다 더 친근하게, 진심으로 소통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은 더욱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 상에 '셀카' 등을 찍어 기사화를 노리는 홍보 방식은 거의 모든 가수들이 애용하는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은지 오래. 일부 아이돌 그룹의 경우, 셀카를 찍어 올려서 기사화 되도록 하는 게 하루의 필수 일과다.
다만 소속사 입장에서는 불안한 부분도 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직접 나서는 게 홍보 활동에 아주 큰 역할을 하는 건 사실이지만, 사소한 것 하나로도 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라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어린 친구들의 경우에는 많은 부분을 소속사와 상의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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