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재계약' 한화, 작년과 확 달라진 협상 자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11.17 13: 54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한화는 지난 16일 포수 신경현(36)과 FA 재계약을 맺었다. 계약조건은 2년간 옵션 포함 총액 7억원. 자세한 계약 내용은 비공개됐지만 구단과 선수 모두 만족할 만한 선에서 깔끔하게 도장을 찍었다. 올해 FA 신청자 17명 중 가장 먼저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한화에서 FA를 신청한 이도형과 최영필이 마감시한까지 계약을 맺지 않은 것과는 확 달라진 부분.
지난해 한화에서는 포수 이도형과 투수 최영필이 FA를 신청했다. 두 선수 모두 깜짝 FA 신청이었지만 구단은 너무 미온적으로 임했다. 협상이라 할 만한 것도 없었다. 몇 차례 만남이 있었을 뿐 협상이라기보다 통보에 가까운 식으로 임했다. 결국 두 선수는 최종 마감시한까지 계약을 맺지 못하며 무적 신세가 되어야 했다.

겉으로는 협상에 임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안으로는 협상 테이블도 없었다. 두 선수에게 각각 원정기록원, 전력분석요원이라는 자리를 제안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구단의 무성의한 협상 자세에 실망을 금치 못해 제안을 사양했다. 이도형은 현역 은퇴를 택했고, 최영필은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지난해 두 선수의 협상을 이끈 구단 경영진이 2월과 5월에 걸쳐 전면 교체됐다. 신경현도 깜짝 FA 신청이었지만 구단에서는 신청 전부터 따로 만나 충분한 교감을 나눴다. 그리고 협상 후 두 번째 만남에서 계약 도장을 찍었다.
FA 협상 과정에서도 작은 이견이 없지 않았지만 원만하게 잘 마무리됐다. 노재덕 단장은 신경현에게 "팀과 후배들을 이끄는 최고참으로서 헌신해 주길 바란다. 도와달라"고 이야기했고, 이에 신경현도 두말하지 않고 "팀과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신경현은 "계약이 완전히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하지만 구단에서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꼭 잡겠다고 평가해준 부분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계약조건 만큼 구단에서 14년간 한화에서 뛴 노고를 인정한 것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는 "내 집을 떠나기 싫었고, 의리를 지키고 싶었다"고 표현했다.
선수들의 생계와 자존심이 걸린 연봉 그것도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FA 협상은 좀처럼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법이다. 때로는 돈과 계약조건보다 말 한마디와 절실함이 선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올해 한화의 실무진은 지난해 실무진에 비해 확 달라진 모습으로 선수의 마음을 다잡았다. 타구단 FA 접촉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20일 이후 한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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