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 '죽마고우' 불펜 포수 정주영과 아쉬운 이별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1.17 06: 46

올 시즌 LG 트윈스의 최고 히트 상품은 '광속 사이드암' 박현준(25)이다. 선발로 첫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29경기에 등판해 13승10패를 기록하며 당당히 에이스가 됐다.
그러나 박현준이 마운드에서 우뚝 서기까지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 경기 전 항상 몸을 풀 때 함께 한 '죽마고무'인 LG 불펜 포수 정주영(25)이다.
이들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현준과 정주영은 경희대 재학시절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4년간 야구도 재미있게 하고 야구장 밖에서도 즐거운 시간이 많았다"고 말한 박현준과 정주영.

그러나 이들은 2009 신인드래프트를 끝나고 각자 다른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현준은 2차 1라운드로 SK에 지명을 받아 비룡 유니폼을 입은 반면 정주영은 어느 팀에도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LG 1군 현장 지원으로 쌍둥이 유니폼을 입었다.
워낙 친했던 이들은 팀은 달랐지만 자주 만났다. 그러던 지난해 7월 박현준이 LG로 트레이드 되면서 2년 만에 배터리로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물론 경기장 내 마운드가 아닌 1루 또는 3루 불펜이지만 박현준이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정주영은 서둘러 장비를 챙겨 나가 친구의 공을 받기 위해 준비했다.
"올 시즌 내내 (박)현준이 선발 등판 때마다 공을 받아줬다"던 정주영은 "공도 받아주고 경기 전 농담도 하면서 현준이를 즐겁게 해주려고 했다"면서 "근데 이제 더 이상 공을 받을 수가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유가 있었다. 정주영은 17일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논산 훈련소로 입소한다. 우연의 일치로 LG 내야수 박경수(27)도 같은 날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함께 군복을 입게 됐다.
"LG 유니폼을 입고 나서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렸는데 올해도 4강에 들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 정주영은 "비록 내가 있는 동안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꼭 가길 바란다. 현준이가 내년에도 잘 해야 할 텐데…"라며 넋두리를 늘어 놓았다. 앞으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박현준 역시 "친한 친구가 입대해서 너무 아쉽다. 2년 동안 잘 다녀와서 2년 뒤에 다시 불펜에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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