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숙제가 쌓여 있는 LG 트윈스가 '이웃집' 두산 베어스의 FA 계약 소식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두산은 16일 "정재훈과 4년 총액 28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해 통산 386경기 29승 32패 121세이브 39홀드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한 정재훈은 선발-중간계투-마무리를 두루 거치며 팀에 공헌했던 투수다. 2005년에는 30세이브를 올리며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23홀드(1위)로 8개 구단 최고의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LG는 정재훈에게 별다른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두산과 정재훈의 계약이 은근히 신경 쓰이는 이유가 뭘까.

LG가 두산의 계약에 신경이 선 이유는 내부에 있었다. LG는 '안방마님' 조인성(36)을 비롯해 1루수 이택근(31), 마무리투수 송신영(35),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상열(34)까지 4명의 팀 내 FA가 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LG는 지난 11일 이상열을 시작으로 차례대로 협상을 시작했으나 커다란 금액 차이로 별다른 협상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LG 선수들의 협상 현황을 살펴보자. LG 지난 11일 FA 대상자들 가운데 이상열과 가장 먼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양측은 계약 기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공감했으나 계약금과 연봉 이야기가 나오자 문제가 생겼다. 대화는 10분 만에 끝났다. 15일 2차 협상을 통해 간격을 좁혔지만 아직 도장은 찍지 못했다.
LG는 13일 점심 때 송신영을 만났다. 김 팀장은 점심 식사 자리에서 송신영에게 구단이 생각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양측은 계약 기간 뿐만 아니라 계약금과 연봉에서도 뚜렷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별다른 이야기 없이 끝났다. 15일에도 만났지만

LG는 14일 오후에는 이택근과 조인성을 차례로 만났다. 그러나 둘 다 큰 금액 차이로 별다른 협상을 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조인성과 이택근은 계약 기간에서도 1년씩 차이가 있었고, 연봉과 계약금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차이가 났다.
더 큰 문제는 조인성을 비롯한 이택근, 송신영, 이상열이 선수측 금액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말이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 싶었으나 정재훈이 28억 원에 계약을 하면서 이들의 주장이 무리수가 아니라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내년 시즌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로서는 주전 선수 4명을 잡아놓고 외부 영입까지 기대해야 하지만 내부 출혈이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과연 LG는 어떤 고민을 하고, 또 어떤 결정을 할까. 내부 FA 4인과 협상 기한은 19일인 만큼 3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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