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도 제친' 2011 시즌 최고의 해결사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1.17 06: 40

"감독 닮아서 그런가보지 뭐".
한대화(51) 한화 이글스 감독의 농담 속에는 제자에 대한 흐뭇함이 묻어났다. 평소 그에게 엄격하기로 소문난 한 감독이지만 자신의 현역 시절 별명인 '해결사'를 닮은 제자의 활약에 쑥스러운 듯 웃어보였다.
바로 한화의 4번타자 최진행(25)의 이야기다. 최진행은 올 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434타수 120안타 19홈런 85타점을 올렸다. 그는 타율은 2할7푼6리에 불과했지만 주자가 2루 이상에 있을 때 치는 안타 비율을 나타내는 득점권 타율은 3할8푼6리를 기록해 롯데 자이언츠의 '빅보이' 이대호(29, 득점권 타율 .385)를 1리 차로 제치고 올 시즌 최고의 해결사 자리에 올랐다.

올 시즌 최진행이 골라낸 볼넷은 61개(9위)였던 반면 삼진은 107개로 코리 알드리지(넥센 히어로즈, 139개)에 이어 2위였다. 선구안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진행은 안타 수(120개, 19위)에 비해 높은 타점(85타점, 4위)으로 득점권에서의 '한 방'을 과시하며 팀의 토종 4번타자 체면을 지켰다.
 
다음으로 이번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핵인 이대호는 FA 전 마지막 해인 2011년도 타율, 안타 수, 출루율 1위를 차지하며 3관왕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비록 지난해 7관왕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는 올 시즌에도 득점권 타율 3할8푼5리를 기록, 아슬아슬하게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맹활약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득점권 타율 3위는 의외로 SK 와이번스의 최정(24)이다. 올 시즌 주로 3번타자로 출장한 최정은 득점권 타율 3할7푼2리로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장타율(5할2푼6리)도 3위에 오르며 최진행, 이대호, 최형우 등 각팀의 쟁쟁한 4번타자 사이에서 '소년 장사'의 위력을 뽐냈다. 특히 최정은 팀의 주전 3루수를 맡아 수비와 타격을 병행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 그 의미가 더 크다.
올 시즌 홈런, 장타율, 타점 3개의 타이틀을 이대호에게서 빼앗아오며 '타자 이대호 전성시대'를 저지한 삼성 라이온즈의 '최쓰이' 최형우(28)는 3할5푼을 기록, 득점권 해결사로 최정의 뒤를 이었다. 최형우는 시즌 30개로 1위에 오른 홈런을 바탕으로 이대호보다 적은 안타(163안타)에도 더 많은 타점(118타점)을 뽑아내 가장 화끈한 한 방을 자랑했다.
최근 각팀에서는 팀 배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SK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타팀도 세밀한 야구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무조건 휘두르는 스윙보다는 출루와 진루, 득점에 맞춘 팀 배팅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4번타자를 중심으로 한 중심타자들의 득점권 타율 고순위는 바람직하다. 팀이 필요한 것을 해줄 줄 아는 선수들이 진정한 해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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