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공식 미남' 윤빛가람을 내줄 수밖에 없는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11.17 08: 24

 경남 FC의 윤빛가람(21)이 성남 일화로 이적한다. 경남 FC는 지난 16일 "성남과 윤빛가람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남은 윤빛가람을 보내는 대신 성남 미드필더 조재철과 이적료 20억 원을 받기로 했다.
지난해 K리그 신인왕 윤빛가람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글래스고 레인저스 등 해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남과 성남의 합의 하에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경남의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팔아치운 구단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도민구단으로 넉넉한 팀 사정은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로 돌풍을 일으켰던 경남이기 때문에 그 중심에 있던 윤빛가람이 떠난다는 것이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2007년 국내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에이스였던 윤빛가람은 지난 2009년 K리그에 데뷔했다. 경남이 선발할 때만 하더라도 의외의 반응이었다. 청소년 대표팀을 거쳐 대학시절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그러나 윤빛가람은 데뷔 첫 해 29경기 9골 7도움을 올리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32경기 8골 7도움을 올리며 명실상부 에이스로 활약했다. 또 윤빛가람은 조광래 감독에 의해 국가대표로 선발된 후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펼치고 있다.
경남은 홈페이지에 윤빛가람의 이적에 대한 변을 내놓았다. 선수 이적에 대해 구단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드물지만 윤빛가람이 경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예.
구단은 "내년 1부리그에 살아남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다. 윤빛가람은 내년 국가대표와 올림픽 대표로 차출되어 K리그에 전념하기 힘든 상황이다. 윤빛가람의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적임자가 조재철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이런 관점에서 트레이드가 추진됐다"고 밝혔다.
또 경남은 "성남이 조재철을 절대 보낼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였지만 기나긴 협상을 통해 얻은 성과다. 적지 않은 이적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경남으로서는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면서 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여력도 함께 갖출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조재철에게도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내년 K리그 스플릿 시스템에 이어 승강제를 준비해야 하는 도민구단으로서 경남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았다. 또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유럽 구단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은 윤빛가람의 이적료가 성남의 제시안보다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던 상황.
결국 윤빛가람의 트레이드는 경남이 살아남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만큼 구단도 자구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윤빛가람 카드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윤빛가람은 경남 구단의 공식 '미남'. 여중고생들에게는 '윤뽀로로'라는 별명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를 보낸다면 여러 가지 마이너스 요인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 경남 구단 관계자는 "도민구단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팀의 사정을 팬들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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