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인턴기자] 배우 김효진과 김꽃비가 '동성애'가 아닌 '사랑'을 보여준다.
지난 16일 언론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창피해'(김수현 감독)는 모의 자살을 시도하던 윤지우(김효진)와 소매치기를 하다 경찰에 들켜 도주하던 강지우(김꽃비)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영화 속 두 주인공 김효진과 김꽃비는 사랑을 하는 여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 수위높은 베드신까지 소화해내며 몸을 던진 연기를 선보인다.

'창피해'는 공개 전부터 '동성애'라는 소재로 흥미를 끌었다. 동성 간의 사랑이 때로는 특수하게도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 어쩌면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소재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베일을 벗은 '창피해' 속에는 동성애라기 보단 오롯이 '사람 사이의' 사랑만이 담겨있다.
첫 만남의 순간부터 서로에게 설레임을 느낀 순간, 그리고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순간까지 두 사람은 영화 내내 사랑을 한다. 두 사람은 운명적인 첫 만남 속에 서로에게 끌림을 느낀다. 그리고 이 만남이 영원히 없어지지도, 다시 찾아올 수도 없는 운명이 될 것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사랑은 결국 아무 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믿는 강지우로 인해 둘은 이별을 맞이하게 되고 그 슬픔에 괴로워한다.
언뜻 보면 평범한 남녀 커플의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만큼 영화는 동성애라는 특수함을 내세우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할 때 생기는 감정들을 그려내고 있다. 이것이 영화 속 두 주인공들의 사랑을 아무런 편견이나 잣대 없이 바라보게 한다.
그동안의 동성애 영화가 편견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사랑을 다루며 통속적인 면을 강조했다면 '창피해'에는 그러한 모습들이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같은 동성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괴로워하는 모습도, 그리고 그들을 끝까지 반대하는 주위 사람들도 없다. 그저 자연스러운 사랑일뿐이다.
하지만 단순히 로맨스 영화만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사랑에 관한 심오한 메시지들이 이곳저곳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7년전에 문제작 '귀여워'를 만든 김수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제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부문 초청, 제22회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부문 경쟁 진출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김효진과 영화 '똥파리'의 헤로인으로 떠오르며 관심을 받은 김꽃비의 열연이 돋보인다. 김꽃비, 김효진, 김상현, 최민용 우승민 등 출연, 내달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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