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계약한 후 미국에서 훈련할 계획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여왕벌' 정대현(33)이 하루라도 빨리 미국으로 건너가 계약을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정대현은 17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최대한 빨리 미국으로 넘어가 계약을 마무리 짓고 싶다"면서 "그래야 빨리 훈련에 돌입, 미국 첫 시즌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의 미국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종 회의를 가진 후 결정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날 오후 SK 구단 사무실을 방문한 정대현은 FA 협상을 중단하고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SK 구단도 정대현의 의사를 존중,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
정대현은 "성격이 원래 한 번에 끓어오르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후련하기도 하고 담담하기도 하다. 내 마음은 이미 미국 진출로 굳어져 있었다. 아내가 고민하다가 어제(16일)야 비로소 결정을 내렸다"면서 "자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면서 내 볼이 빅리그 타자들에게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고 미국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경희대 대학시절이던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참가한 정대현은 미국전에만 두차례 등판,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됐다. SK 입단한 정대현의 인기는 여전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에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 여전한 국제용 이미지를 쌓았다. 11년만에 다시 잡은 기회 앞에서 정대현은 과감하게 미국행을 선택했다.
특히 정대현은 계약기간에 대해서는 "최소 2년에서 3년 이상을 생각하고 있다. 헐값에는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는 변함없다"면서 "계약이 확정된다면 따뜻한 미국에서 훈련하고 싶다. 가족은 한국에 머물고 당분간은 혼자 미국에서 지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몸값 등 전체적인 계약의 조율은 마쳤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정대현은 끝으로 "이번에는 지난 겨울보다 더 집중하고 긴장해서 몸을 만들겠다"면서 "그 어느 시즌보다 더 몸을 잘 만들어 내년 시즌을 맞이하고 싶다"고 첫 빅리그를 맞이하는 포부를 밝혔다. 이제 '한국프로야구에서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최초의 선수'라는 타이틀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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