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예비군 효과' 다시 볼 수 있을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18 06: 52

2009년에는 베테랑 임재철이 우익수 자리를 꿰차며 공헌했고 지난 시즌에는 양의지가 단숨에 주전 안방마님이 되며 신인왕좌에 올랐다. 2011년에는 우완 김강률이 짧은 시기 동안 계투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비췄다. 두산 베어스가 다음 시즌 군 복귀 선수들 중 히트상품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인가.
2011시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및 전열 이탈로 인해 고전하며 5위에 그친 두산. 포스트시즌 재진출을 노리는 두산의 비밀병기 중 하나는 바로 군 제대 후 복귀한 선수들이다. 지난 9월 하순에는 공격형 내야수 최주환(23)과 사이드암 박민석(22)이 제대했으며 10월 중에는 포수 최재훈(22)과 유격수 허경민(21)이 민간인 신분이 되었다. 또한 9월 중에는 내야수 이정민(23)이 현역병으로 복무를 마쳤다.
저마다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인만큼 김진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또한 이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 시즌 2군 북부리그서 3할3푼6리 9홈런 70타점을 올린 최주환은 2년 간 2군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위력을 떨쳤다. 광주 동성고 출신으로 2006년 2차 6순위 입단한 최주환은 군 입대 전부터 컨택 능력 면에서 "이미 2군에서 더 배울 것이 없는 선수"라는 평을 받아왔다.

특히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상무 주전 유격수로 뛰던 최주환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야구 월드컵까지 2루수로서 단 한 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리다는 약점도 있었으나 주루 능력도 좋아졌다. 61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면서도 삼진은 28개에 그쳤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다. 박석민, 최형우(이상 삼성) 등 1군 주력으로 자라난 타자들은 대체로 2군에서도 선구안이 굉장히 뛰어났다.
경찰청 제대 선수들인 최재훈과 허경민은 팀의 센터라인을 10년 이상 지킬 수 있는 재목들이다. 덕수고 졸업 후 2008년 신고선수 입단한 최재훈은 3할3푼 16홈런 79타점을 기록하며 약점으로 꼽혔던 타격 능력을 수직상승시켰다. 이미 2루 송구 면에서는 "1군에 가도 최고급"이라는 평이 자자했던 최재훈이다.
최재훈의 경우는 경찰청 에이스로 활약한 우규민(LG)이 떨어지는 변화구를 연마한 덕택에 블로킹 능력까지 함양했다. 2008년 최형우와 지난해 양의지에 이어 '2년 주기 경찰청 출신 신인왕'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힐 만큼 자신감도 부쩍 높아졌다.
허경민은 광주일고 시절이던 2008년 세계 청소년 선수권서 동기생들인 김상수(삼성), 안치홍(KIA), 오지환(LG)을 제치고 주전 유격수로 나섰던 유망주다. 수비력에서는 동기생 중 최고로 꼽혔던 허경민은 일찌감치 군대에 다녀오며 올 시즌 3할3푼2리 1홈런 65타점 39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허경민은 시즌 초중반까지 삼진이 단 한 개도 없었을 정도로 공을 잘 골라냈다. 2군 리그 종료 시 380타수 동안 허경민이 기록한 삼진은 단 8개 밖에 안 되었고 사사구는 43개였다. 입단 당시 이미 '포스트 손시헌'으로 꼽혔던 선수로서 미래 가치가 훨씬 기대되는 유망주다.
 
사이드암 박민석은 잘생긴 외모로 스타성까지 갖췄다. 올 시즌 2군에서 34경기 2승 10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한 박민석은 현재 투구 밸런스 불안으로 인해 다시 교정을 받고 있는 중. 그러나 장충고 시절 선발로 특화되며 일찌감치 안배 능력을 갖춘 투수인 만큼 밸런스를 바로잡는다면 승리 계투진 합류도 유력시 되는 투수다.
춘천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5순위 입단한 내야수 이정민은 186cm 83kg의 건장한 체구가 돋보이는 공격형 타자다. 2008년 2군에서 4할에 가까운 타격을 선보이다 손목 부상으로 페이스가 급전직하했음에도 3할4푼5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던 이정민은 2009시즌 후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있어 일단 신고선수로 팀에 복귀한 상태.
그러나 김 감독은 "당겨치는 힘이 좋고 군대에 다녀온 뒤 마인드가 굉장히 좋아졌다"라며 이정민을 미야자키 마무리훈련 조에 포함시켰다. 유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선수라는 점이 아쉽지만 노림수 타격 능력은 확실한 선수다.
"주전 선수라도 유망주들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한다. 무조건적인 중용은 없을 것"이라며 무한경쟁 체제를 예고한 김 감독. 경쟁이 우선시되고 있는 두산에서 5명의 예비역은 과연 제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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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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