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정대현, 'FA 중간계투 4인방'에 미칠 파장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1.19 08: 01

정재훈(두산)의 FA 대박과 정대현(SK)의 미국 진출 선언이 FA 시장에 준 충격파가 만만치 않다.
이번 FA는 6개 구단에서 모두 17명이 신청을 했다. 이 가운데 투수가 7명이며 모두 불펜 자원이다. SK는 정대현, 작은 이승호, 큰 이승호 등 세 명이 FA 신청을 했고 LG는 송신영과 이상열, 롯데는 임경완, 두산은 정재훈이 자신의 권리를 선언했다. 어느 구단에서나 필승조, 혹은 좌완 원포인트로 충분히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이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는 '불펜 야구'로 평가할 수 있다. 올해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불펜의 힘을 앞세워 패권을 차지했다. 또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SK 역시 불펜 왕국이라 부를 만하다. 그렇지만 각 팀마다 불펜이 부족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각 구단은 FA를 선언한 불펜 투수들의 행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재훈이 불펜 투수 가운데 원 소속구단과 첫 계약으로 테이프를 끊었다. 두산은 16일 정재훈과 4년 총액 28억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역대 투수 FA 가운데 네 번째고 불펜 투수로만 한정했을 경우엔 진필중(4년 30억)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두산은 "정재훈이 이제까지 팀에 보여준 공헌을 인정했다"고 밝혔으며, 정재훈 역시 생각보다 큰 액수로 계약을 맺은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재훈의 '대박'은 FA 시장의 과열을 예고했다.
그리고 17일, 이상열이 LG와 2년간 총액 6억에 계약을 마친데 이어 정대현은 원 소속구단인 SK와의 협상을 전격 중단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FA 투수 가운데 최대어로 평가받던 정대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으로 아직 원 소속구단과 계약을 맺지 않은 FA 불펜 자원의 몸값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당장 작은 이승호의 몸값이 뛰게 생겼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그리고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이승호는 선발부터 불펜, 마무리까지 가능한 왼손 불펜의 강자다. SK와 온도차를 보이며 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는 이승호는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3개 구단 정도가 이승호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기에 정재훈과 맞먹는 대박도 노려볼 만하다.
송신영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송신영은 LG와 13일과 15일 만났지만 계약기간과 계약금, 연봉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올해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송신영은 보상선수 부담이 적은 팀에겐 충분히 매력있는 불펜 자원이다. 강력한 구위보다는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인만큼 향후 3년간은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반면 임경완과 큰 이승호는 타구단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적지 않은 나이와 보상선수가 장애물이다. 임경완은 올 시즌 롯데 마운드의 맏형으로 든든한 활약을 보였으나 36세라는 나이가 걸린다. 롯데는 14일 임경완과의 협상에서 2년 7억을 제시했고 임경완은 이를 거절했다. 온도차를 보이긴 했지만 사실상 임경완은 롯데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큰 이승호는 더욱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다. 이승호는 16일 SK와 만난 뒤 구단이 사실상 본인과 계약할 뜻이 없다는 뜻만을 확인했다.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보상선수 문제가 걸려 있기에 사실상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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