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이다. 헤인즈 효과가 대단하다.
난관에 봉착했던 창원 LG가 대체 외국인 선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대체 전문 외국인선수' 애런 헤인즈(31·201cm)가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경기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2경기 연속 80점대 득점으로 승리한 것이다. 개막 2연승 이후 지난 17일 오랜만에 2연승을 달리며 5승9패로 울산 모비스와 공동 7위가 됐다.
오프시즌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영입한 LG는 기존의 에이스 문태영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루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외국인선수 매그넘 롤이 부상으로 시즌 전 퇴출되면서 일이 꼬였다. 문태영-서장훈의 공존 문제와 가드진의 경기 운영 부재로 공격이 꽉 막혔고, 덩달아 수비마저 흔들렸다. 결국 리바운드 1위를 달리던 올루미데 오예데지를 퇴출해야 했다.

극약 처방은 성공했다. 헤인즈 합류 이후 3경기에서 2승1패로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80점대 득점으로 공격이 살아났다. 17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7개 속공을 성공시킬 정도로 팀 스피드가 빨라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경기당 평균 속공이 2.2개로 가장 적은 팀이었다. 삼성전에서 헤인즈가 직접 마무리한 속공만 3개였다.
헤인즈는 삼성전에서 무려 37점을 퍼부으며 삼성 골밑을 휘저었다. 폭발적인 돌파와 정확한 중거리슛은 명불허전. 문태영은 득점은 12점에 그쳤지만 한국 데뷔 후 가장 많은 9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스스로 해결하려 무리하기보다 골밑의 헤인즈와 외곽의 동료들에게 볼을 돌렸다. 서장훈도 10점 5리바운드로 기록적으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피터 존 라모스의 턴오버를 8개나 유발하는 등 보이지 않은 궂은 일로 공헌했다.
헤인즈 영입 시 우려되는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다. 플레이 스타일이 문태영과 겹치고, 깡마른 체구라 골밑 수비에도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에서 문태영이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림 대신 코트 전체를 보기 시작했고, 수비에서도 서장훈을 중심으로 한 로테이션으로 높이의 약점을 상쇄하고 있다. 비로소 하나의 '팀'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LG 김진 감독은 "헤인즈가 팀의 걱정스런 부분을 메워주고 있다. 공수 전환이 되고 여러 가지 옵션이 생겼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헤인즈도 "문태영과 서장훈이 있어 플레이하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LG의 기대 이상 '헤인즈 효과'에는 문태영과 서장훈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어 가능하다. 올 시즌 LG는 40경기가 더 남아있다. LG에는 이제부터가 시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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