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빛가람의 이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원 소속 구단인 경남 FC가 선수의 의향은 묻지 않고 일방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팔아넘겼다는 게 정황이다.
경남는 지난 16일 "성남 일화와 윤빛가람의 이적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남은 윤빛가람을 보내는 대신 성남 미드필더 조재철과 이적료 20억 원을 받기로 했다.
지난해 K리그 신인왕 윤빛가람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글래스고 레인저스 등 해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남과 성남의 합의 하에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경남의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팔아치운 구단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도민구단으로 넉넉한 팀 사정은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로 돌풍을 일으켰던 경남이기 때문에 그 중심에 있던 윤빛가람이 떠난다는 것이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윤빛가람의 이적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것은 선수가 알지 못하는 이적이라는 것. 그러나 진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경남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윤빛가람은 지난 1월부터 경남과 함께 유럽 이적에 대해 준비를 해왔다"면서 "이미 선수와 에이전트가 경남에 유럽으로 이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구단도 이에 동의했다. 따라서 선수가 몰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 윤빛가람과 그의 에이전트는 구단이 이적 추진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며 격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초 SPL의 레인저스에서 경남에 영입 의향서를 보낸 바 있다. 경남은 레인저스의 의향서를 받은 후 구체적인 금액을 책정해 답장을 보냈다.
경남이 레인저스에게 보낸 금액은 이적료 200만 유로(약 30억 원)와 선수 연봉 100만 유로(15억 원). 그러나 이에 대해 레인저스는 경남에 답을 주지 않았다. 다만 윤빛가람의 에이전시에서 "현재 레인저스에서 이적료로 약 75만 파운드(약 13억 원)을 제시했다"고 경남에 전했다.
또 윤빛가람 측은 레인저스 외에도 국내 이적을 추진했다. 경남도 구단 운영비 마련과 선수 수급을 위해 움직였다. 특히 성남과 함께 지방의 모 구단이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보였던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
성남도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경남이 윤빛가람이 빠진 후 전력 보강을 위해 조재철을 원했고 결국 경남은 금전적으로 다소 손해를 보면서 이번 트레이드를 시행했다.
그리고 가장 큰 맹점으로 드러난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예우가 없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관계자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윤빛가람이 팀을 떠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다면 경남도 무리하게 이적을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선수가 팀을 떠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들었다. 경남에 유럽에 나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구단도 여러 가지로 알아봤지만 영입 의향서를 제외하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춰 가장 좋은 조건을 내건 성남으로 이적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경남도 윤빛가람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가졌던 것이 사실. 신인 드래프트서 가능성만 믿고 선발해 경남과 K리그의 중추적 선수로 자라난 윤빛가람을 포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 본인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K리그 규정에는 선수가 이적을 반대하거나 그 사실을 모르더라도 구단은 얼마든지 선수를 이적시킬 수 있다. 프로연맹 관리규정에는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선수는 원소속 구단에서 계약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성남으로 트레이드된 윤빛가람이 국내서 팀을 옮기려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을 찾으면 된다. 아니면 국내 이적을 거부하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 선수 본인의 판단만 남았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