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미술관, 칼 라거펠트 사진전 개최
1983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28년 동안 샤넬을 이끈 패션계의 거장 칼 라거펠트 사진전이 지난 달 13일부터 내년 3월 18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 패션계의 최정상에 있는 디자이너가 한국에서 갖는 첫 번째 사진전이다.
이 전시에서는 라거펠트가 직접 촬영한 샤넬(Chanel)과 펜디(Fendi)의 2011년 F/W 시즌 컬렉션 사진을 비롯하여 유명 모델들을 대상으로 작업한 인물사진, 그리고 건축, 풍경, 실험사진 등 그가 수년간 제작해온 400여 점의 사진작품이 전시된다. 더불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출판, 단편영화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는 칼 라거펠트의 새로운 모습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전시는 세계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집과 미술관 도록, 인쇄물을 제작해온 출판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Gerhard Steidl)과 샤넬의 아트 디렉터 에릭 프룬더(Eric Pfrunder), 그리고 파리 유럽사진의 집(Maison Européenne de la Photographie/ Ville de Paris)의 협업으로 기획되었다.

이 전시는 파리 유럽사진의 집과 이탈리아 로마 국제 문화센터(Chiostro del Bramante)를 거쳐 대림미술관에서 선보이며, 이 후 영국 런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 세계 패션계의 살아 있는 신화, ‘칼 라거벨트’
국내에서는 ‘샤넬 수석 디자이너’로 알려진 칼 라거펠트는 1938년 독일에서 태어나 우리 나이로 올해 74세가 된 ‘노장’이지만 여전히 시대를 앞서 가는 감성으로 패션의 첨단을 선도하는 자타공인 ‘패션계의 살아있는 신화’다.
펜디의 수석 디자이너로 50여 년간, 또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로 30년 가까이 활동해오고 있는 만큼 칼 라거펠트는 우리나라에서 ‘패션 디자이너’로만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그는 전문사진가로서의 명성 또한 대단하다. 1987년 샤넬 컬렉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본격적으로 자신이 직접 사진을 찍기 시작한 라거펠트는 패션은 물론 인물, 누드, 정물, 풍경, 건축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스타일이 전혀 다른 사진들을 남겼다. 촬영하고 인화한 사진의 양도 방대하다.

그는 종종“패션은 변화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의 사진도 늘 변화하고 진화했다. 이번 사진전의 제목 ‘진행중인 미완성 작품(work in progress)’은 사진작업에 임하는 라거펠트의 정신을 반영한다.
이런 변신과 도전정신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패션계에서 70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라거펠트를 여전히 최고의 자리에 머물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성공한 사진가들은 누구나 새로운 것을 찾고 자신이 발견한 특별한 피사체를 남김없이 담으려는 욕망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그 욕망과 실행력에서 칼 라거펠트를 넘어서는 작가는 많지 않다. 그만큼 그는 상업성과 실험성을 넘나드는 다양한 사진을 남겼다.

최초로 공개되는 샤넬과 펜디의 2011년 F/W 컬렉션 사진부터 예술성 높은 사진, 아울러 실험 영화까지 파리, 로마를 거쳐 국내에서는 대림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라거펠트와 샤넬의 사진 및 다양한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한 출판인이자 전시 기획자인 게르하르트 슈타이들과 샤넬의 아트 디렉터 에릭 프룬더, 그리고 파리 유럽사진의 집(Maison Europeenne de la Photographie/Ville de Paris)이 공동 기획했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모든 작업은 진행형이며 발전해야 한다’는 라거펠트의 작업 모토를 반영하여 결정되었다. 그 동안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진가’로서 칼 라거펠트의 작품들을 폭넓게 조명. 최초로 공개되는 샤넬과 펜디의 2011년 F/W 컬렉션 사진을 포함, 최신 패션사진과 라거펠트의 뮤즈로 주목 받았던 모델들의 인물사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사진과 단편영화들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특히 라거펠트가 이번 샤넬 컬렉션 화보촬영에 사용했던 즉석사진기를 전시장에 비치해 관객 스스로 라거펠트가 되어 촬영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요소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대림미술관 권정민 큐레이터는 “칼 라거펠트는 명실공히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인 동시에 사진, 출판 등 다양한 창작 분야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왕성하게 활동 중인 멀티 크리에이터”라고 설명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그 동안 막연히 이미지로만 알고 있던 라거펠트의 다양하고 진지한 예술세계를 느껴 봄으로써 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는 거장의 열정과 그가 창조하는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jiyou@osen.co.kr
대림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