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일방적인 응원은 두렵지 않았다".
22년 만의 북한 원정을 마치고 지난 16일 중국의 베이징을 거쳐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일본 대표팀의 골키퍼 니시카와 류사쿠가 꺼낸 얘기다. 니시카와는 북한전에서 0-1로 패한 사실에 안타까움을 호소하면서도, 위축되는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니시카와가 북한에서 두려움을 느낀 일이 있었다. 바로 일본 대표팀이 북한 원정에서 숙소로 사용했던 평양 고려호텔에서 낯선 분위기에 겁을 먹은 나머지 1인 1실이라는 원칙을 깨고 동료인 기요타케 히로시와 같은 방을 사용한 것.

니사카와는 "어둑한 호텔 복도에 서 있는 경비원은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었다. 무서워서 기요타케와 같은 방을 썼다"며 당시의 공포를 떠올렸다. 니시카와만 동료와 같은 방을 쓴 것은 아니다. 대표팀 주장인 하세베 마코토는 "무서워서 방을 같이 쓴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의 공포는 한때 북한에서 일본을 상대로 자행됐던 납치가 원인으로 보인다. 호텔을 지키려고 서 있었던 경비원이 감시 혹은 납치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셈이다. 일본과 북한 사이에 커다란 벽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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