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어색하니, 그 다음부터는 쭉쭉 되더라고요."
배우 김산호가 17일 개봉한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선배 연기자 김혜선과 파격 전라 베드신을 선보여 화제다. 하반기 유일한 섹시 코미디 영화인 '완벽한 파트너'는 과감한 베드신으로 화제가 되고 있지만, 단순한 '야한 영화'가 아닌 그 재기발랄한 유쾌함이 돋보이는 영화다.
극중 20살 연상인 요리연구가 희숙(김혜선)을 사랑하는 순수 요리사 청년 민수로 등장하는 김산호에게 작품 선택이 쉽지만은 않았다. 파격 노출도 그렇지만, 캐릭터가 너무 어리게 표현되는 부분 때문에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김산호는 현재 32살이지만 극중에는 24살 청년이다.

"노출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어리게 표현되는 것 때문에 처음에는 망설였어요. 하지만 일단 시나리오에 대한 스토리는 마음에 들었죠. 순수한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맞았어요. 영화 속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진실되게 사랑하는 캐릭터라 좋았고, 무엇보다 감독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크게 김영호-윤채이, 김혜선-김산호 두 커플의 축으로 진행되는 영화 속에서 김혜선과 김산호의 정사신은 박헌수 감독이 밝혔듯 유명 영화의 명장면 정사신들을 오마주했다. 다소 과격한(?) 방송국 대기실 봉섹스 장면은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하이힐'에 등장하는 분장실 정사신을 패러디한 것이다. 그에게 대선배와의 이런 정사신이 쉽지 만은 않았을 터.
"리딩하면서 노출에 관한 이야기를 선배와 많이 나눴어요. '우리 어색해 하지 말자' 그런 말씀을 해 주셨죠. 그 다음부터는 좀 더 세게, 좀 더 화끈하게 하자, 이왕 할거 우리가 관객들을 좀 놀랄 수 있을 만큼 해보자고 했어요. 찍을 때는 정말 진지하게 찍었어요. 그런데 관객들이 웃는 것을 보고 또 신기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는 또 "정사신에서 여배우의 몫이 큰데 화끈하게 하다보니 딱히 NG 날 게 없었죠. 찍을 때 화끈하게 한 번 찍고 나니 이상하게 더 가까워지더라고요. 알게 모르게. 처음 신만 좀 어색했지 그 다음 두 번째 부터는 쭉쭉 찍히더라고요"라며 웃어보였다.

이런 대기실 정사신은 한 눈에 봐도 억센 힘을 요구한다. 김산호는 그 신에 대해 "보통 힘센 남자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허설을 많이 하고 찍어 다행히 NG는 없었다. 영화에서 그 신이 감독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신 신 중 하나인 만큼 정말 열심히 찍었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김산호는 정사신 연기가 일반 연기보다 '어렵다'고 털어놨다. "일반 연기를 하는 것보다 에너지 소모가 훨씬 많더라고요. 4일 몰아서 찍었는데 육안으로 보기에도 얼굴이 헬쓱해졌어요. 감독님이 그 신을 찍은 이후 집에서 좀 쉬라고 휴가를 이틀 주셨죠."
상대배우 김혜선에 대해서는 체력이 강해 놀랐다고. "선배님이 당시 영화 말고도 드라마 촬영도 하시고 계셨는데, 그러면서도 새벽까지 촬영을 다 하시는 것을 보고 체력이 저보다 나으시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배우란 생각도 들었고요. 감독님이 제가 선배님께 젊은 기운을 줬다고 농담하시기도 했죠. 하하"
실제로도 이런 독특한 사랑이 가능할 것 같냐고 물었다. 안 그래도 영화 때문에 요즘 그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고. "이해 가능 해요. 20살 나이차이라고 하면 그 객관적인 수치상으로는 사랑이 불가능할 것 같은데, 나이차이를 접어두고 존경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고, 정신적인 게 통하면 나이가 상관없이 가능할것 것도 같아요. 하지만 또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막상 내 상황이 그렇게 되면 두려워 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는 최고 다섯 살 연상까지 만나봤단다.
한편 '결혼이야기'와 '싱글즈' 각본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였던 박헌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완벽한 파트너'는 유명 시나리오 작가 준석(김영호)과 국내 최고 요리 연구가 희숙(김혜선)이 7년째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있는 가운데, 주변 지인들에게서 지금 필요한 것이 '연애'라고 충고를 받은 뒤 가까이에 있는 한참 연하의 제자와 전략적 연애를 시작하는 내용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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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