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LG 트윈스 전력분석으로 일하던 김준기(44) 과장을 영입하며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과 LG전 설욕을 벌써부터 다짐하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69승2무72패를 기록하며 LG와 함께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시즌 초반 꼴찌를 기록하던 한화는 5월부터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공동 6위까지 뛰어 올랐다. 5위 두산과는 불과 2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기에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가 6위에 그친 데 가장 큰 악영향은 LG로부터 나왔다. 한화는 올 시즌 LG와 맞대결에서 6승1무12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한국시리즈 챔피언 삼성과 맞대결에서는 10승9패로 앞섰고, 두산과도 10승9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화는 LG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악연은 시즌 초반부터 시작됐다. 한화는 4월초 대전에서 열린 LG와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에이스 류현진이 출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윕을 당한 것이 팀 분위기에 엄청난 타격이었다. 만약 LG와 맞대결에서 균형만 맞췄다면 최소 5위까지 오를 수 있었기에 한화로서는 더욱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내년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김태균과 박찬호 등을 영입할 예정인 한화는 또 다시 4강 경쟁을 할 LG의 내부 전력을 빼내오면서 상대 전력 약화와 분석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기 과장은 지난 1990년 현장 보조로 한화에 입사한 뒤 2002년까지 한화 전력분석팀에서 근무하다 2003년 이광환 감독의 부름을 받고 LG로 옮겼다. 이후 올 시즌까지 9년 동안 LG에서 뛰던 그는 친정팀 한화로 컴백하게 됐다. 김 과장은 전력분석에 잔뼈가 굵고 특유의 성실함까지 갖춰 능력자로 평가 받고 있다.
김준기 과장은 "정들었던 LG에서 떠나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그러나 한화에서 나를 필요로 한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특히 LG전 열세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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