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산 안규영 "내년 5선발, 제가 찜 해놨어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1.19 08: 15

"(김진욱)감독님께도 선발로 뛰고 싶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겨울동안 확실하게 준비해서 내년엔 꼭 5선발로 들어가는게 목표입니다".
2011년은 안규영(23,두산 베어스)에겐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휘문고-경희대를 나온 뒤 2011년 신인지명회의 4라운드에서 두산의 부름을 받고 입단한 안규영은 묵직한 공으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안규영은 한 경기에 출전, 아웃카운트는 잡지 못한 채 3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고 결국 2군에서 시즌을 맞이해야 했다. 그 곳에서 기량을 담금질하던 안규영은 9월 확장 엔트리 때 다시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8.87라는 기록을 남겼지만 분명 값진 경험이었다.
프로 데뷔 첫 시즌을 마감한 안규영은 18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대다수의 젊은 선수들이 지난 16일 마무리훈련을 위해 미야자키로 출국했지만 안규영은 국내에 남아 재활에 힘쓰고 있다. 이유는 지난달 10일 떠났던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투구 도중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안규영은 "어깨가 조금 아프긴 하지만 큰 부상은 아니다"라면서 "마무리훈련을 꼭 가고 싶었죠. 그렇지만 (김진욱)감독님께서 일단 몸 상태를 회복하는 데 전념하라고 지시하셨다"며 아쉬워했다. 다행히 시즌 개막 전까지 돌아오기엔 문제가 없을 정도로 가벼운 부상이라고 한다.

안규영에게 올 시즌은 어떤 의미였을까. 그는 "자신감을 얻었던 한 해"라며 수줍게 대답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은 9월 24일 광주에서 윤석민(KIA)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날이다. 안규영은 "그날 전까지 윤석민이 16승, 우리 팀의 (김)선우 형이 15승을 하고 있었어요. 마침 윤석민은 시즌 마지막 등판이고 선우 형은 두 경기를 남겨 둔 상황이었는데 선우 형이 절 부르시더니 농담 삼아 '윤석민 승리투수만 안 되게 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어차피 누구다 윤석민이 잘 던질거라고 생각했기에 오히려 더 부담없이 던질 수 있었다"며 웃었다. 그날 안규영은 5회까지 1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1-1로 맞선 6회말 3실점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비록 데뷔 첫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안규영은 자신감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안규영은 올해 입단한 신인이지만 대학을 졸업했기에 동기들은 이미 프로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산만 해도 주전 선수들 가운데 안규영의 동기가 이용찬, 임태훈, 김강률 등 세 명이나 된다. 안규영은 "솔직히 동기들이 프로에서 신인왕도 타고 잘 나갈때 저는 대학을 다녔으니 아쉬운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처음 입단했을 때는 제가 오히려 동기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용찬이가 먼저 다가와 장난도 치고 해서 그때부터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강률이는 제가 1군 올라올 때 2군 내려가서 마음이 걸린다"며 "둘이서 내년에는 잘 해보자고 결의했다"고 말했다.
내년 목표는 1군 진입을 넘어 5선발 진입이다. 안규영은 "이미 (김진욱) 감독님께도 내년에 선발이 목표라고 말씀 드렸다"면서 "저 역시 선발만 생각하고 있어요. 선발로 뛰기 위해서는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학교 선배(휘문고)인 정재훈 선배에게 포크볼을 배우는 중"이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두산 송재박 2군 감독 역시 "안규영은 가능성이 보인다. 내년 5선발 경쟁을 할 만하다"고 인정했다.
안규영에게 자신만의 무기를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직구.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직구가 제 주무기라고 생각해요. 다른 선수들의 직구가 일직선으로 찌르는 것이라면 저는 공이 꿈틀거린다고 해야할까요? 마치 김선우 선배처럼 말이죠. 올해 1군서 최고구속 148km를 찍었는데 내년엔 직구 제구도 좀 다듬고 구종도 추가해서 꼭 5선발에 자리 잡겠습니다"라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끝으로 안규영은 "내년엔 1군에서 좀 더 많이 인터뷰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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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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