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멕시칸 독수리는 없다.
한화가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36)와 재계약을 포기한다. 가르시아의 재계약 여부는 시즌 막판부터 한화의 뜨거운 감자였다. 최근 가르시아가 "박찬호와 한화에서 함께 다시 한 번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재계약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화는 재계약 포기 의사를 드러냈다.
▲ 마운드 보강이 시급하다

한대화 감독이 가르시아를 포기하게 된 데에는 마운드 강화 차원이 가장 크다. 한 감독은 "가르시아가 많이 아깝다. 그러나 그대로 안고 가기에는 마운드가 불안하다. 올해처럼 마운드를 꾸리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올해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이 유일한 5점대(5.11)로 최하위였다.
양훈·김혁민·안승민 등 젊은 투수들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내년에도 잘 해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 감독은 "양훈이 한 단계 성장했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아직 더 커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화 마운드에서 확실한 전력은 선발 류현진, 중간 박정진,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 뿐이다. 나머지는 미지수 상태. 여기에 믿을 만한 외국인 투수가 선발진에 가세한다면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 영입 리스트가 넓어졌다
지난 몇 년간 한화는 외국인 투수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팀이다. 브래드 토마스와 바티스타 같은 마무리를 제외하면 성공한 외국인 투수는 없다. 에릭 연지, 호세 카페얀, 훌리오 데폴라, 프랜시슬리 부에노, 오넬리 페레즈 등이 거쳐 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냉정한 결과였다.
불운이 닥친 카페얀을 제외하면 모두 싼값에 데려왔다. 특히 지난해 데폴라를 놓고 현장에서는 재계약을 탐탁치 않아 했지만 결국 재계약됐다. 당시 한화의 영입 리스트에 올라있다 제외된 선수가 바티스타. 몸값 차원에서 데려올 수 없었던 선수들이 여전히 리스트에 올라 있는 만큼 더 좋은 외국인 투수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영입 리스트가 넓어진 것이다. 한화는 이미 이번주 스카우트 팀을 도미니파로 파견했다.

▲ 김태균 복귀, 대안이 있다
올해 한화 타선에서 가르시아가 없었다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가르시아는 올해 72경기에서 타율은 2할4푼6리에 그쳤지만 18홈런 61타점으로 결정력을 발휘했다. 끝내기 홈런 2개 포함해 결승타만 9개나 작렬시켰다. 장타력이 부족한 팀 타선에서 확실한 존재감과 무게감을 보였다.
당장 가르시아가 빠진다면 한화 타선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프로야구에서 퇴단한 김태균이 '친정팀' 한화 복귀를 앞두고 있다.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김태균이 팀 타선에 자리할 경우 가르시아 공백을 메우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선다. 물론 외야가 걱정이지만 한 감독은 "어떻게든 메우면 된다"고 자신했다. 확실하지 않지만 가용할 수 있는 외야 자원이 많다는 뜻. 물론 FA 시장에 대한 기대도 부정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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