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재즈기타리스트 팻 메스니(Pat Metheny)와 현재 활동중인 남성 첼로 연주의 거장 요요 마(Yo-Yo Ma)는 국내 음악 팬들에게도 무척 친근한 아티스트들이다. 내한 공연은 대부분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발표하는 음반들 역시 상당한 판매량을 보이는 대표 뮤지션들인데, 대가 혹은 실력 있는 연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다른 동료 음악인과 호흡을 맞춘 작품을 선보였다 .재즈와 클래식 음악계 거장으로 추앙 받고 있는 팻 메스니와 요요 마의 앨범을 만나는 것 만으로도 반가운데 록 음악계의 전설적인 아티스트와 그룹 루 리드(Lou Reed)와 메탈리카(Metallica)의 예상치 못한 앙상블은 록 마니아에게 신선한 뉴스로 전해졌다.
- 팻 메스니, 시대의 기타 명인 짐 홀을 만나다 –

57세가 된 팻 메스니가 재즈 기타리스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어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 음악인 짐 홀(Jim Hall)과 함께 연주 앨범을 발표했다. 짐 홀은 올해 81세로 재즈기타 연주의 명인으로 팻 메스니를 비롯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후배 뮤지션들도 존경하는 인물이다. 대선배이자 스승인 명인과 후배이자 제자가 함께 창조해 낸 연주 음반이 바로 “Jim Hall & Pat Metheny”다.
이들의 음악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은 위 앨범이 새로운 녹음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새 작품이 아니란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소개하고 있는 이 음반은 1999년에 발표되어 많은 재즈 팬들의 찬사를 얻었던 작품으로 12년이 지난 2011년 음악 팬들의 지속적인 열애가 재발매란 결실로 이어졌다. 일렉트릭 기타로만 연주를 한 짐 홀과 네 가지 기타로 빼어난 호흡을 맞춘 팻 메스니. 스승과 제자의 완벽한 어우러짐이 교감을 통해 멋지게 승화된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개인적으로 수록 곡 중 팝 명곡 ‘Summertime’을 추천한다)
- 요요 마, 안주하지 않는 그의 음악적 도전은 계속되다 –
미샤 마이스키(Mischa Maisky)와 더불어 현역 활동 중인 대표적인 남성 첼리스트인 요요 마. 두 사람 앞에는 거장이란 수식어가 항상 앞에 놓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이들의 인기는 공연장을 꽉 채우는 열혈 클래식 마니아들의 환호와 감탄으로 입증되는데, 미샤 마이스키는 16일~19일 사이 세 차례 콘서트로 요요 마는 새로운 음반으로 한국 팬들과 만나게 되었다.
“The Goat Rodeo Sessions”란 제목을 가진 신보는 클래식 음악인으로만 정체되어있지 않고 도전과 시도 그리고 교류를 통해 늘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아티스트로 정평이 난 요요 마의 진면목이 담긴 작품인 듯 하다. 최고의 클래식 음악가들과는 물론이고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바비 맥퍼린(Bobby McFerrin)과의 협연 또한 여전히 회자되는 이야기인데, 이번 음반에서는 미국 음악의 원류를 찾아 연주하며 또한 보존해 가고 있는 루츠뮤직(Roots Music)의 대가들과 함께 했다. 만돌린•밴조와 바이올린•베이스를 각각 연주하는 루츠 음악 장인들과 요요 마의 유연한 호흡은 클래식•크로스오버 계열 음악을 기대했던 한국 팬들에게는 무척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요요 마의 ‘음악에 대한 도전정신’이 낯선 이질감을 많이 상쇄시키는 듯 하다.
- 루 리드와 메탈리카의 파격적인 만남 그 결과는? -
루 리드는 팝 음악 역사에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 있는 록 명반 “Transformer(1972년도)”로 유명한데 이 음반에는 ‘Perfect Day(최근 수잔 보일이 리메이크)’•’Walk On The Wild Side’등의 곡이 담겨 있다. 좀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1997년도에 상영된 우리 영화 “접속”에 삽입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Pale Blue Eyes’는 전설적인 록 밴드 벨벳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가 1969년에도 발표했었는데, 그 노래를 부른 장본인이 바로 루 리드다.
올해 한국 나이로 칠순이 된 루 리드는 음악계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겨 왔지만 워낙 전위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해 왔기에 대중적인 인기는 크게 얻지 못해왔다. 2000년 발표한 “Ecstasy(미국 발매 기준)” 앨범 이후 11년 만의 컴백은 거장 메탈 그룹 메탈리카를 협연 파트너로 정하며 이뤄졌다. 같은 록 음악이라도 장르가 확연히 다른 두 팀의 조합은 “Lulu”란 2장짜리 CD을 만들어 냈는데, 10분이 넘는 대곡이 3곡이나 있을 정도로 루 리드 본연의 전위와 메탈리카의 강렬함이 교차하고 있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난해한 사운드가 음반을 채우고 있어 전세계적인 화제만큼 대중적인 인기는 얻지 못하고 있지만, 평단의 반응은 상당히 호의적이어서 내년도 그래미 트로피를 기대해 볼 만하다.
- 아름다운 음악, 장인들의 어우러짐으로 탄생하다 –
팻 메스니•요요 마•루 리드. 음악계 각 장르 분야에 있어서 여전히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열정적인 활동을 해온 장인들이다. 그들은 동료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을 통해 ‘어울림의 美學’이 아닌 ‘어울림의 美樂(아름다운 음악)’을 지금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