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미경 인턴기자] OCN 범죄수사스릴러 ‘특수사건전담반 TEN(이하 TEN)’이 방송 첫 회 만에 기존 국내 수사물과 사뭇 다른 소재, 독특한 캐릭터, 세련된 영상구성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18일 밤 12시 방송된 ‘TEN’ 1화에는 ‘TEN’ 멤버들의 첫 만남을 비롯해 의문의 여대생 테이프 연쇄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TEN’ 형사들이 치열한 두뇌싸움을 펼쳐 이번 살인사건이 비극적인 삶을 산 한 쌍둥이 자매의 철저한 계획 속에 꾸며진 자살이라는 기막힌 반전을 도출하는 수사과정을 담았다.
우선 ‘TEN’은 국내 추리극들이 취약했던 부분 중에 하나인, 미드에서 한 번쯤 본 듯한 살인사건을 소재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실제 미제사건으로 남겨진 지난 2004년 광주 여대생 테이프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현실감을 높였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짜임새 있는 구성을 통해 새로운 내용을 생성했다.

이어 극 중반부, 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된 실제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재각색 하며 쌍둥이 자매의 안타까운 삶에 개입시켰고, 이는 극의 드라마틱한 요소를 더욱 가미시켰다. 국내 시청자들은 ‘TEN’이 다루는 에피소드를 보며 더 공감할 수 있었고, 단순한 스릴러물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TEN’에서 또 달리 시선을 끄는 점은 극중 캐릭터들이 기존에 존재했던 수사극 속 인물들 과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보통 수사극의 여형사가 침착하거나, 중성적인 인물로 나온다면 ‘TEN’의 프로파일러 강예리(조안 분)의 경우, 이런 전형성을 깨버렸다. 강예리는 순수 그 자체로 범인의 아픈 과거에 함께 눈물 흘리며 이해 할 줄 아는 마음 여린 여성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이런 면을 강점으로 남의 심리를 잘 파악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에이스다. 남자 형사들이 캐치하지 못하는 섬세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기존 여형사의 일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점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극중 마냥 냉철해 보이기만 하는 최고의 형사 교수 여지훈(주상욱 분)도 극 후반부에 강예리가 선물한 선인장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 장면에서 인간적이고 따뜻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주로 깐깐하기만 했던 기존 수사장 캐릭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한층 세련된 영상 구성이다. 사실 이 극에서 화려한 영상미 같은 것을 찾자면 힘들 것이다. 아무래도 정통추리극인 만큼 모노톤의 어두운 화면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건을 쫓아 우연히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4명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비롯해 사건 현장 등을 고급스럽게 담아 완성도 높은 화면 구성을 만들었다. 또 에피소드 마다 소제목을 달아,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혹시 혼란스러워 할지도 모르는 시청자들을 배려하는 센스를 보이기도 했다.
기존의 추리극과 차별성을 강조하며 한국 수사극의 발전을 보여준 ‘TEN’. 그들의 다음 이야기가 더 기대된다.
한편 ‘TEN’은 총 9부작으로 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OCN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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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