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의 '방패'가 최용수 감독대행의 '창'을 막아내고 승리를 거뒀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 FC 서울과 경기서 곽태휘의 선제골과 김신욱-고슬기의 추가골에 힘입어 데얀이 한 골을 만회한 서울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규리그 6위 울산은 3위 서울을 꺾고 오는 23일 수원 삼성-부산 아이파크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 홈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준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올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서울은 16승7무7패 56득점 38실점을 기록했다. 전북-포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의 '데몰리션' 콤비가 큰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6위로 챔피언십에 막차를 탄 울산은 13승7무10패 33득점 29실점을 기록했다. 많은 골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실점은 전남과 함께 최소실점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서울과 울산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압축됐다. 경기 전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최용수 감독대행은 "시작부터 끝까지 공격축구를 펼치겠다"면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경기 전 가진 인터뷰서도 최 대행은 시즌 초반 불안했던 전력을 넘어서기 위해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로 울산을 상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울산 김호곤 감독은 "창과 방패라는 말이 맞다. 그러나 창과 방패 중 누가 이길지는 경기가 끝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행보는 다르게 흘러갔다. 지키고 있을 것 같았던 울산은 오히려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즌 막판 정규리그서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던 울산은 의외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증거.
서울은 하대성의 공백이 굉장히 컸다. 서울 중원의 컨트롤 타워인 하대성은 경기 전날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서 제외됐다.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는 하대성의 부재는 최용수 감독대행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불안감이 많았던 울산은 수비적 안정감은 변치 않았다. 반면 빠른 역습을 통해 서울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17분 곽태휘의 선제골도 그렇고 33분 터진 김신욱의 추가골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중원에서 울산에 압도를 하지 못한 서울은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설상가상 몬테네그로 대표로 차출되어 고향에 다녀온 데얀도 정규리그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울 공격의 핵심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자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서울도 후반 시작과 함께 데얀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울산의 창도 만만치 않았다. 추격골을 내줬던 울산은 1분만에 쐐기골을 터트리며 서울을 압박했다. 김호곤 감독의 말처럼 방패가 승리를 거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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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