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30)가 기대에 보답을 하듯 한 방을 터트리며 소속팀 울산 현대를 준플레이오프(PO)로 이끌었다.
곽태휘는 19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FC 서울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PO에 선발 출전, 전반 17분 선제골을 뽑아내며 울산의 3-1 승리의 주역이 됐다. 곽태휘의 골에 힘입어 승리를 차지한 울산은 준PO에 진출, 오는 23일 수원 삼성-부산 아이파크의 6강 PO(20일) 승자 홈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날 곽태휘는 평소와 다름없이 중앙 수비수로 출전, 서울 공격진의 핵심 데얀과 몰리나를 꽁꽁 묶으며 제 몫을 해냈다. 그렇지만 곽태휘의 진가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가공할 만한 제공권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낸 것. 곽태휘는 전반 17분 중원 왼쪽에서 최재수가 올린 프리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어 헤딩으로 연결, 서울 골키퍼 김용대가 놓치게끔 했다. 곽태휘는 김용대가 놓친 공을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골대와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골을 성공시키는 침착함이 빛났다.

사실 곽태휘는 정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11일과 15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중동 원정 2연전에 참여하고 16일에 귀국했기 때문에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였다. 그러나 곽태휘는 흔들리지 않았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언정 정신적으로는 한 순간의 방심도 하지 않았다. 그의 선제골과 리그 다득점 3위(30경기 56득점) 서울을 상대로 1실점밖에 하지 않은 탄탄한 수비가 그것을 입증한다.
곽태휘는 이번 시즌 많은 골을 넣었다. 정규리그에서만 무려 7골을 터트린 것. 이는 울산 팀내 정규리그 최다 득점이었다. 공격수 김신욱과 고슬기(이상 6골)보다 많았다. 곽태휘의 놀라운 집중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그 집중력은 6강 PO서도 발휘됐다. 역시나 '골 넣는 수비수'다웠다. 곽태휘가 서울과 6강 PO 최고의 수훈 선수라는 데에 대해 이견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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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