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수사극 영화 '특수본'이 리얼한 액션뿐 아니라 수사요원들의 섬세한 심리를 묘사해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극 중 강력계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독한 형사 성범(엄태웅)과 그의 파트너로 전격 투입된 FBI 출신의 냉철한 범죄분석관 호룡(주원)은 첫 만남부터 삐걱거린다.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호룡이 못마땅하기만 한 성범과 사사건건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성범이 불만스러운 호룡은 수사를 전개해나가면서 서로의 부족한 현장감과 분석력을 채워주며 점점 파트너로서 서로에게 믿음을 쌓아간다.
엄태웅은 "'성범'은 어떻게 보면 감으로 수사하는 스타일이고, 그래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호룡은 굉장히 이성적이고 과학적으로 수사를 하기 때문에 성범으로 하여금 처음에는 좀 얄밉지만 무시할 수 없는 그런 인물로 받아들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수사를 전개해나가며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경식(김정태)은 현직 경찰에서 모든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 과연 평범한 경찰이 어떠한 이유로 비리와 사건의 핵심으로 추락하게 되었는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성범과 호룡처럼 라이벌 관계에서 완벽한 콤비가 되는가 하면, 성범과 특수본 팀장 인무(성동일)는 친형제 같은 관계에서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유력한 용의자 경식을 쫓던 중 항상 수사본부에 한 발 앞서 움직이는 그의 용의주도함이 미심쩍은 호룡은 인무와 경식이 어떤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는 단서를 포착하게 되고 인무를 미행하게 된다. 혼자 사는 성범을 늘 챙기는 가족과도 같은 인무를 의심하는 그가 못마땅한 성범은 그러나 무언가를 감추는 듯한 인무의 행동에 의심을 떨칠 수 없게 되고, 점점 인무에 대한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괴로워하게 된다.
또한 경찰청장 황두수(정진영)를 비롯 수사본부의 형사들은 수사를 진행할 수록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혼란과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영화 속에서는 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의 형사들이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의심하다 믿고, 다시 의심하는 등 다양한 드라마와 관계가 펼쳐진다.
이처럼 '특수본'은 거대 배후 세력은 과연 누구인지, 수사 본부를 뒤흔든 음모의 비밀은 무엇인지 추적하면서도 인물들간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심리 묘사를 놓치지 않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오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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