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에 4골을 내줬는데 그 아쉬움을 오늘 덜어낼 수 있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19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서울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23일 열리는 준 PO에 진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의 6강 플레이오프 승자 홈에서 단판 승부를 갖는다.
이날 승리의 주역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곽태휘(1골)와 김신욱(1골), 설기현(2도움)이었다면 숨은 주역은 김영광이었다. 김영광은 서울의 쉴 틈 없는 연속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단 1실점을 했다. 서울은 14개의 슈팅(유효슈팅 8개)을 날리며 골을 노렸지만 김영광의 선방에 막히며 1득점에 그쳤다.

사실 김영광은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 11일과 15일 국가대표팀의 중동 원정 2연전을 다녀온 탓에 시차 적응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대해 김영광은 "시차 적응이 아직 되지 않았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회가 언제 올지 몰라 몸을 계속 만들어서인지 몸상태가 매우 좋았다. 마음을 놓으면 기회를 잡지 못하기 때문에 1%의 희망을 잡고 준비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눈부신 선방을 펼친 김영광이었지만 경기에서 아쉬움은 있었다. 바로 후반 13분 나온 데얀의 만회골. 김영광은 "데얀에게 헤딩골을 내줬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골키퍼로서 욕심이라는 것이 모두 막았으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김영광은 후반전 서울의 서포터가 너무 많아 수비와 의사소통이 힘들었다고 했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서울 서포터가 너무 많아 내가 하는 말이 수비진에 전달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가 뒤를 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팀을 응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광은 서울을 상대로 한을 풀었다. 김영광은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서울을 2차례 상대했지만 모두 패했다. 특히 2008년에는 무려 4골이나 허용하며 2-4로 패배한 적이 있다. "이번만은 정말 이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3골이나 넣을 줄 몰랐다. 그래서인지 2008년의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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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