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최대어' 이대호(29)와 롯데의 협상 결렬로 자유계약선수(FA) 우선협상이 모두 끝났다.
이대호는 FA 우선협상기한 마지막 날인 19일 밤 롯데와 부산 모 처에서 마지막 협상을 펼쳤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구단은 팀의 상징인 이대호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역대 FA 최고금액인 4년간 총액 100억원(보장금액 80 억원, 플러스 옵션 20억원)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해외 진출의사가 강하고 해외에서 자신의 몸값을 평가 받고 싶어하는 이대호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FA 시장은 지난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대호를 포함한 FA 자격선수 28명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이 가운데 17명의 선수가 FA 권리행사를 신청했고 10일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기간이 막을 올리며 본격적인 FA 시장이 열렸다. 그리고 열흘 간의 협상 기간이 종료된 19일, 17명의 선수 가운데 9명이 원 소속구단과 계약을 체결, 잔류했고 나머지 8명은 시장에 자신의 가치를 묻게 됐다.

FA 협상의 첫 소식을 알린 건 포수 신경현(37)이었다. 신경현은 16일 한화와 2년간 7억원으로 계약을 맺으며 잔류를 선택했다. 한화는 신경현과의 협상을 일찌감치 마쳐 FA 영입을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4강 진입을 위한 적극적인 FA 영입 시도가 예상된다.
같은 날 투수 정재훈(31)이 두산과 4년 28억원에 합의하며 우선협상기간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 두산은 또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35)을 2년 5억에 잔류시켰다. 다만 4번 타자 김동주(35)가 '시장의 평가를 받아 보겠다'고 선언한 것이 걸린다.
올해 우승팀 삼성은 FA 신청자 3명과 모두 계약을 마쳤다. 17일 주전 포수 진갑용(37)이 2년 12억원, 외야수 강봉규(33)가 2년 4억5천만원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어 18일에는 2루수 신명철과 2년 4억5천만원으로 계약을 맺어 모든 선수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SK는 2명의 불펜 투수가 시장으로 나왔다. '큰' 이승호(35)는 18일 SK와 2년 2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정대현(33)은 17일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SK와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작은' 이승호(30) 역시 19일 SK와의 최종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롯데는 18일 2루수 조성환(35)과 2년 7억 5천만원에 계약을 맺은 것이 위안이다. 결국 이대호를 잡는 데 실패했다. 또한 투수 임경완(36)과의 계약도 실패해 전력 누수가 불가피해 보인다.
LG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4명의 선수가 FA 권리행사를 했다. 이 가운데 3명을 놓쳐 가장 전력누수가 크다. 17일 투수 이상열과 2년 6억으로 협상을 마쳤지만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투수 송신영(34)와 1루수 이택근(31)이 모두 시장으로 나갔다. 또한 꾸준히 안방을 지켜 온 프랜차이즈 포수 조인성(36)마저 최종일 협상이 결렬됐다.
올해 FA 협상은 이제 1라운드가 끝났다. 이제 2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한 2라운드에 돌입한다. 간만에 찾아온 FA 풍년에 전력 보강을 꾀하는 구단들의 계산기를 두드리는 손놀림이 더욱 빨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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