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빅보이' 이대호(29, 전 롯데)는 지난 19일 원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 마감일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롯데는 이대호에게 역대 FA 최고금액인 4년간 총액 100억원을 제시했으나 이대호는 더 큰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19일 밤 이대호와 전화 통화가 닿았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는 "정말 고민 많이 했다. 11년간 정들었던 롯데와 협상을 마친 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이날 경기도 일산동구 우리인재원 야구장에서 열린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에 참가했던 이대호는 "인터뷰에서도 그랬듯 계속 고민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4년 뒤 (일본 무대 진출을) 도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이대호는 가슴뛰는 삶을 갈망했다. 국내 무대에 잔류하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지만 어릴 적부터 학수고대했던 해외 진출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출산을 앞둔 아내와 태어날 아기에게 떳떳한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기 위해 일본 무대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이대호는 "지금껏 롯데에 몸담으며 과분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들의 아낌없는 사랑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롯데의 이대호가 아닌 대한민국의 이대호로서 국위 선양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롯데에서 내게 최상의 조건을 제시했다. 구단의 제시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사실 마음이 불편하다. 마치 죄를 지은 것 같다. 하지만 열심히 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대호가 되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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