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번' 이현호, 두산의 '고로' 꿈꾸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11.20 11: 36

"(임)찬규랑 (유)창식이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부러웠어요".
가능성이 무한한 선수인만큼 팀에서도 특별 관리 대상으로 편성해 몸 만들기를 집중시키고 있다. 좌완 1년차 이현호(19. 두산 베어스)가 큰 동기부여 속에 다음 시즌 비상을 꿈꾸고 있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팀에 2순위(전체 12순위)로 입단한 왼손 투수 이현호는 고교 시절 최고 좌완이던 광주일고 유창식(한화)의 대항마로 꼽혔던 유망주. 그러나 올 시즌 고교 1학년 때 받았던 팔꿈치 수술 후유증에서 확실히 벗어나지 못하고 1군 1경기 등판에 그쳤다. 2군 북부리그 성적은 13경기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8.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7월 초순 이후로는 실전 등판에 나서지 못하고 데뷔 시즌을 마친 이현호.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서도 2이닝 2실점에 그친 뒤 귀국한 이현호는 현재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2군 훈련장)에서 특별재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일단 몸 상태를 100%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에는 2군 성적이 좋아 기대감도 컸습니다. '1군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욕심이 생겼는데 결국 과욕이 되고 말았어요. 불펜에서는 공이 좋았는데 막상 마운드에 섰는데 너무 긴장되었고 볼만 던지다가 내려왔지요". 아웃카운트 없이 1피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한 1군 데뷔전(4월 27일 잠실 삼성전)을 떠올린 이현호의 이야기였다.
"2군에서 더욱 힘을 내려다 팔꿈치가 아파서 결국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와중에서 임찬규(LG)가 1군에서 너무 잘하고 있었고 창식이도 1군에서 기회를 얻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어요. 팀에서도 좌완 투수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고요".
1군 불펜코치로 승격되기 전까지 2군 투수코치로 재직했던 김진욱 현 감독은 이현호에게 애정어린 조언으로 '다급하게 움직이지 말 것'을 지시했다. 2군 재직 시절에도 김 감독은 유망주 한 명 한 명에게 쓴소리보다 격려로 기를 북돋워주고자 노력했다.
 
"1군 선수도 아닌 제 입장에서는 마무리 훈련 때 뭔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문자도 보내주시고 통화로도 '아프지 않은 몸으로 던지는 것이 우선이다. 몸 관리 잘 해라'라고 하시더라고요. 기회는 모든 선수들에게 똑같이 주어질 테니 건강한 몸으로 경쟁에 참여하라는 말씀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김지훈 트레이너께서도 저희 특별관리조 때문에 미야자키 마무리훈련 대신 이천으로 출퇴근하시니 너무 감사하지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현호는 올해 달았던 14번 대신 56번을 달 예정이다. 14번의 원 주인이던 고영민이 3번을 떼고 다시 번호를 찾기도 했으나 특별히 56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만화 '메이저' 있잖아요. 주인공인 시게노 고로의 등번호가 56번이에요. 그렇게 동기 부여 속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아직 신인왕 후보 자격이 주어지니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신인왕에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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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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