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진출 앞둔 이대호가 열어젖힌 '100억 시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1.20 12: 00

결국 4년간 100억이라는 금액도 이대호(29)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다.
이대호는 FA 우선협상기한 마지막 날인 19일 밤 롯데 자이언츠와 세 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구단은 팀의 상징인 이대호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역대 FA 최고금액인 4년간 총액 100억원(보장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20억원)까지 제시했다. 롯데가 이대호에 제시한 100억원은 2004년 삼성이 심정수를 영입할 때 제시했던 4년 60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7억5천만원, 옵션 1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금액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대호가 제시받았던 금액은 역대 최고라는 의미를 넘어 국내 프로 스포츠에 최초로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물론 2003년 말 삼성이 일본 진출을 앞뒀던 이승엽(35)에게 '4년 100억원'을 준비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공식적으로 100억원이라는 수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호가 100억원을 제시받은 건 야구 뿐 아니라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K-리그 역대 최고 연봉은 이천수(오미야 아르디자)가 지난 2005년 스페인 프로축구 누만시아에서 친정팀 울산 현대 모비스로 복귀할 때 받았던 12억원이다. 또한 프로농구에서는 2006년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가 김승현에 안겼던 5년 52억5천만원이 최고 기록이다. 이대호가 제시받은 100억원을 단순히 4년으로 나눠도 연봉은 25억원이 돼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을 경신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 메이저리그(MLB)나 일본 프로야구(NPB)에는 미치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는 뉴욕 양키스의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그는 지난 2008년 계약기간 10년동안 총액 2억7천5백만 달러(한화 약 3132억원)의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기록을 수립했다. 2011년 받은 연봉만 3100만 달러(353억원)이다. 이대호가 제시받은 연봉이 25억원이라 가정하면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일본 프로야구도 우리보다 연봉 수준이 높다. 이미 이대호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오릭스 버팔로스가 이대호에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2년 5억엔(75억원)이다. 4년으로 단순하게 환산하면 150억원이 돼 이대호가 만약 오릭스에 입단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50% 정도 더 받을 수 있다. 참고로 일본에서 올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다르빗슈 유다. 올해 다르빗슈는 연봉 5억엔을 받았다. 오릭스가 이대호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금액의 정확히 두 배다.
롯데로부터 100억원을 제시받으며 한국 프로스포츠에 새 지평을 열 기회를 맞이했던 이대호. 하지만 그는 더 큰 무대를 꿈꾸며 눈물을 머금고 정든 롯데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대호는 역대 최고의 대우를 해준 구단에 "FA 협상 기간동안 보여준 구단의 정성에 감사하다"며 진심어린 인사를 했고 "야구선수로서 더 큰 무대를 꿈꾸며 나간다. 팬들의 사랑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대호가 일본 무대에서 '또 다른 지평'을 여는 데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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