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들어갈 수 있는 길 대로 가더라구요".
곽태휘(30, 187cm, 울산 현대)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FC 서울과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PO에 선발 출전, 전반 17분 선제골을 뽑아내며 울산의 3-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높이뛰기 선수 출신 곽태휘의 진가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가공할 만한 제공권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낸 것. 곽태휘는 전반 17분 중원 왼쪽에서 최재수가 올린 프리킥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어 헤딩으로 연결, 서울 골키퍼 김용대가 놓치게끔 했다.

곽태휘는 김용대가 놓친 공을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갈랐다. 골대와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도 골을 성공시키는 침착함이 빛났다.
곽태휘는 "우리가 서울보다 더 준비를 잘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면서 "2년 반 동안 뛴 팀이지만 울산 소속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태휘는 정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대표팀의 월드컵 3차예선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르고 16일 귀국했기 때문에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였다. 그러나 곽태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몸은 피곤했지만 정신력은 충분했다. 울산의 승리를 위해서 최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울산의 올 시즌 최다 득점자인 그는 이날 선제골을 뽑아냈다. 팀 선배인 설기현(32)은 "(곽)태휘의 골 감각이 물이 올랐다"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곽태휘는 "우리는 세트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 그래서 장신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다"라면서 "각도가 거의 없었지만 볼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보였다. 바로 슈팅을 시도하니 그 길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곽태휘는 동료 수비수들에게 고마움과 칭찬을 더했다. 그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그래서 최소 실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연습과 실전을 통해서 문제점이 보완되고 한마음으로 준비해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준PO 상대에 대해 곽태휘는 "누가 올라오든 상관없다. 수원에는 설욕전을 펼치고 싶고 부산은 우리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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