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FA의 꿈' 현실로 이뤄질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1.20 11: 35

"야구팀이라면 전력 보강은 누구나 원한다".
올 시즌 후 FA(자유 계약)를 신청한 프로 선수들의 원 소속팀 우선협상 기간이 19일로 끝났다. 20일부터는 열흘간 원 소속팀을 제외하면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교섭할 수 있다. 더군다나 올 시즌은 사상 최대인 17명의 FA 신청자 중 8명이 원팀과의 우선협상에서 나와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말그대로 풍성한 FA 시장이다.
그동안 'FA의 무풍지대'로 여겨져왔던 넥센도 FA에 적극적인 관심을 천명했다. 넥센의 핵심 관계자는 19일 OSEN과의 통화에서 "아직 우선협상 기간이 끝나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도 FA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FA는 우리만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니 신중하게 접촉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사실 FA의 목적이 전력 보강이라는 점에서 FA는 넥센에게 필요한 수단이다. 지난 9월 27일 문학 SK전에서 패하며 시즌 최하위가 확정된 넥센은 최종 성적 51승2무80패 승률 3할8푼9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2008년 창단 후 첫 최하위. 다른 팀에 비해 얇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넥센은 전력차의 벽을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다. 투수는 타팀에 비해 경쟁력이 있지만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 타자는 중량감이 떨어진다. 이를 메울 전력 수혈이 시급하다.
넥센이 최근 메인스폰서 넥센 타이어와 스폰서십 재계약을 마쳐 금전적인 여유가 생긴 점도 넥센의 FA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여유도 여유지만 넥센은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스폰서십 시스템을 가진 구단이다. 계속해서 몇십 억씩을 투자할 수 있는 메인스폰서를 구하려면 성적 향상은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넥센이 선수를 영입하는 데 있어 가장 걸림돌은 반대로 스폰서십으로 운영되는 만큼 금전적인 부분에서 대기업이라는 모기업을 가진 타팀에 비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롯데는 시즌 입장료 수입이 80억 원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대호에게 100억을 제시했다. 롯데그룹이라는 탄탄한 모기업이 뒤에 있기에 가능한 거액이다. 그러나 넥센은 다른 팀을 제치고 선수에게 매력적인 금액을 제시할 만큼 여유 있는 구단은 아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현금 트레이드로 쌓인 불신도 있다. 타팀이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고려할 때 현금을 먼저 생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넥센은 전력 교환보다는 현금 확보를 우선시했다. 넥센이 선수를 영입하려 한다 해도 선수들이 트레이드에 대한 우려 없이 팀을 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일부터 FA 자유 협상이 시작된다. 넥센이 과연 이번 'FA 풍년'에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넥센 관계자는 "내년 시즌 전에 필요한 부분은 반드시 전력 보강을 할 것"이라 자신했다. 올 시즌 타팀에서 FA를 통해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는 첫 번째 선수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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