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FA를 영입했다고?"
'선수팔기' 이미지가 강했던 넥센 히어로즈가 역으로 FA 선수를 영입했다. 구단 창단 첫 FA 영입이다.
넥센은 20일 FA 이택근과 4년간 5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계약을 제시, 합의에 이르렀다. 계약기간은 4년이며 계약금은 16억원이다. 연봉은 7억원 등 44억원을 보장했다. 특히 마이너스 옵션 없이 플러스 옵션으로만 매년 1억5000만원씩 4년간 6억원을 책정, 총액 50억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주위 반응은 한마디로 "놀랍다"로 표현된다.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구단을 연명했다는 오명까지 썼던 넥센이 2008년 창단 4년만에 FA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FA를 영입할 수 있다"고 선언했던 넥센이었다. 하지만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넥센은 지난 2009년 12월 31일 장원삼, 이현승, 이택근을 각각 삼성, 두산, LG로 현금 트레이드를 했다. 각각 20억원(박성훈, 김상수), 10억원(금민철), 25억원(박영복, 강병우)을 받는 조건이었다.
2010년에도 3월 12일 마일영을 보내고 마정길과 3억원을 받았다. 이후에도 트레이드가 있었지만 현금이 없는 순수 트레이드였다. 2010년 7월 황재균을 롯데로 보내는 대신 김민성과 김수화를 받았고 12월 롯데에 다시 고원준을 보내고 박정준과 이정훈을 받았다. 2011년에는 송신영과 김성현을 보내고 심수창, 박병호의 2 대 2 맞트레이드까지 성사시켰다.
2009년 메인스폰서 없이 어려운 살림살이 구단으로 취급받던 넥센 히어로즈의 이미지였다. 한 때 해체된 쌍방울 구단과 비교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전체 야구판에 걱정거리였다. 특히 이장석 대표가 직접 "팀의 리더"라고 치켜세웠던 이택근의 트레이드는 야구팬들이 넥센에 등을 돌리는 본격적인 계기가 됐다.
그러나 넥센은 이번 FA 계약으로 이미지 탈바꿈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 됐다. 더구나 대상이 이택근이다. 자신의 손으로 떠나보낸 선수를 다시 잡는 아이러니를 연출한 것이다. 이택근의 계약 내용만 봐도 대단하다. 마이너스 옵션이 하나 없었다.
넥센은 LG에 FA 보상금까지 줘야 한다. 이택근의 올해 연봉은 2억7000만 원. 이제 200%인 5억4000만원과 보상선수 1명, 연봉 300%인 7억1000만원을 LG에 줘야 한다. 결국 이택근 영입에 최대 57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는 것이다.
넥센은 최근 넥센 타이어와 2년 더 메인스폰서 계약을 연장했다. 또 내년 시즌 반드시 4강에 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13년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밝힌 넥센이었다. 이런 점에서 이택근의 영입은 넥센 선수단에 커다란 신뢰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 시즌 달라진 넥센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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