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1루 수비? 팀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1.21 11: 04

수화기 너머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지난 18일 롯데와 2년간 총액 7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부산 서면 하이뷰 안과에서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조성환(35, 롯데 내야수)은 "아주 잘 됐다네. 그런데 아직도 아프긴 해"라고 허허 웃었다.
그는 "수술 후 관리를 잘 해야 돼. 지금도 일상 생활은 가능한데 확실히 자리잡기 위해 3개월이 걸려. 내년 시즌 전까지 여유가 있으니 다행"이라며 "충격을 받으면 안 되고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안약을 잘 넣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빅보이' 이대호는 국내 잔류 대신 일본 무대 진출을 선택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조성환의 1루 기용 계획을 시사했다. 물론 1루수 전향보다 타격을 위해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조성환은 1루 기용 가능성을 예상한 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감독님으로부터 언질을 받은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 감독님의 뜻이 그렇다면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냐. 나는 언자나 팀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 포지션을 바꾸더라도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면 된다. 팀 입장에서 최상의 선택이라면 그에 맞게 하면 된다. 그게 내가 보답하는 길이다".
1루수는 파워 포지션. 조성환 또한 "공격적인 측면에서 더 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타율 2할4푼3리(407타수 99안타) 6홈런 36타점 45득점 9도루로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그는 "예년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성환은 "내년에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 현재로선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그리고 나이가 들어 수비 범위가 좁아졌다고 하는데 순발력 강화 훈련도 열심히 하겠다. 2루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팀 입장에서 1루수 전향이 정답이라면 그에 알맞은 모습을 보여주는게 내가 할 일"이라고 했다.
그에게 1루 수비는 낯설지 않다. 원광대 시절 1루수로 뛴 경험이 있다. 조성환은 "대학교 때 최고의 1루수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서 그는 "맡겨만 준다면 수비 쪽에서는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끔 할 자신이 있다. 타 포지션에서 1루수로 전향하는 선수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잘 해낼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1루 수비를 맡게 되면 타격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질 것 같은데 예전의 내 모습을 되찾아야 1루든 2루든 가능한 것이니까 공격적인 측면에서 올 시즌보다 훨씬 더 도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뛰어난 실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 그리고 팀을 위한 희생 정신으로 똘똘 뭉친 그이기에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듯. 조성환의 2012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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