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택근 FA 계약과 연봉협상은 별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11.21 06: 56

"FA 계약은 연봉협상과는 별개의 문제다."
FA 이택근(31)을 잡은 넥센 히어로즈가 선수단의 연봉협상과는 별개의 문제란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넥센은 20일 LG와 우선협상이 결렬된 이택근과 4년간 총 50억원에 깜짝 FA 계약을 체결했다. 2004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심정수가 보유한 역대 FA 최고액 60억원의 뒤를 잇는 파격적인 규모. 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등 총 44억원이 보장된 것은 물론 매년 1억5000만원의 플러스 옵션을 추가했다. 마이너스 옵션은 없다.

이는 순식간에 넥센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불렀다. 2008년 창단, 내년 5번째 시즌을 앞두고 첫 FA 선수를 영입한 만큼 기존 '선수 파는 구단'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오히려 기존 구단과 달리 영입 대상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야구판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자 여러 곳에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넥센 선수단들이 한껏 고무돼 있다. 어쩔 수 없이 떠나보냈던 이택근이었기에 복귀에 대한 반가움의 인사가 쏟아졌다. 동시에 12월부터 있을 것으로 보이는 연봉협상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이택근에 대한 투자가 곧 선수단 전체에 대한 투자, 그 중 연봉에 대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몇몇 선수들은 이런 기대를 서로 이야기했다.
복수의 야구인들은 이택근의 넥센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선수들과의 연봉협상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다. 자칫 자신들의 몫을 모아 이택근에게 몰아주기 한 것은 아니냐고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넥센 관계자의 의지는 단호했다. "내부적으로는 연봉협상을 위한 고과평가가 다 끝난 상태"라며 "이택근의 FA 영입이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22일 2차 드래프트에 나갈 선수에 이어 오는 25일까지 작성할 보류선수에 대한 발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25일 이후 선수들과 연봉에 대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연봉이 오를 이유는 없을 것"이라면서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올해 최하위를 해놓고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된다. 억대 연봉자들이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거두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색했던 팀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것인가' 하는 기대심리를 선수들이 나타낸 데 대해"지금까지 다른 팀 못지 않은 투자를 했다. 개인 연봉만이 투자는 아니다. 일본 마무리 훈련, 미국 스프링캠프 등도 다 투자 아닌가. 작년의 경우 연봉을 많이 올려줬다. 선수들 80~90%가 만족한 것으로 안다. 올해도 연봉고과를 다 알도록 공개한 만큼 선수들 본인들도 각오가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팀 성적이 8위다. 인상 요인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장석 대표 역시 이택근의 FA 영입에 의미를 부여했다. "중요한 과제, 해야 할 일이다. 이택근의 영입으로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한 이 대표는 "이택근의 복귀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선수단에게는 잘하면 FA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며 구단 직원들에게는 재정의 안정화와 함께 프로야구단으로서 좀더 분발하자는 뜻"이었다고 흐뭇해 했다다.
또 이택근의 영입에 대해서는 "40억~50억이라는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필요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이택근의 영입과 선수들의 연봉을 연관짓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라고 강조, FA 영입과 선수 연봉에 대한 분명한 선을 그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나도 잘하면 FA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면서 "구단도 이것이 우쭐한 것보다는 작은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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