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완 놓친 롯데, SK에서 선택할 보상 선수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11.21 11: 05

꿩도 놓치고 매도 놓쳤다.
롯데는 잊고 싶은 이틀을 보냈다. FA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말인 19일, 롯데는 이대호(29), 임경완(36), 조성환(35) 등 세 명의 FA 신청자 가운데 이대호와 임경완 두 명과 합의에 실피하며 시장에 나가고 말았다. 잔류와 일본 진출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대호에게 롯데는 2차 협상때부터 100억원을 제시하는 등 붙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선수 본인의 큰 무대에 대한 욕심을 꺾지 못했다. 여기에 잔류를 자신하던 셋업맨 임경완마저 놓치며 롯데는 전력에 구멍이 생기게 됐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20일, 임경완은 SK와 3년 11억에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는 내심 임경완이 시장을 한 바퀴 돈 뒤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대현(33)이 빠진 SK는 불펜 보강을 위해 과감하게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를 영입했다. 팀의 4번 타자와 1루수가 빠진 데 이어 불펜의 핵 마저 이탈해 롯데의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이제 관심이 가는 부분은 과연 롯데가 SK에서 보상 선수로 누구를 선택할지다. 한국 프로야구 2011년 야구규약 164조 4항 [구단의 보상] 항목에 따르면 'FA 선수 획득구단은 총재 승인공시 후 7일 이내로 전 소속구단에 20인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명단을 전달하고, 전 소속구단은 그로부터 7일 이내에 선수 및 금전적 보상 여부를 선택해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통상 총재 승인은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고 구단들도 선택하는 데 7일까지 걸리지 않기에 사실상 11월이면 보상선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FA 영입구단의 20인 보호선수 명단 작성과 전 소속구단의 선수 선택은 현재 전력에 따른 치열한 눈치 작전이 벌어진다. 영입구단은 핵심 전력을 보호하는 동시에 상대가 반드시 필요로하는 포지션의 선수는 전략적으로 보호하고, 전 소속구단은 보상선수를 통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 한다. 롯데는 2007년 김민재가 한화로 이적하며 정병희를 받아왔지만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한 반면 2009년 홍성흔을 영입하며 두산으로 보낸 보상선수 이원석이 주전 내야수로 자리잡는 뼈아픈 경험도 해야했다.
▲ 롯데, SK '유망주 영건' 노릴까
통상적으로 FA 보상선수로는 유망주를 받아오는 일이 많다. 20인의 보호선수 명단에는 주전급 선수는 대부분 들어갈 수 있기에 롯데는 SK의 풍부한 투수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 양승호(51) 감독은 "이대호가 빠져 나가면서 다들 타선 걱정을 하지만 그건 어떻게든 꾸려갈 수 있다. 사실 투수 쪽이 더 문제"라고 밝힌 바 있어 투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SK가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수는 고효준, 이영욱, 김광현, 송은범, 박희수, 엄정욱, 정우람, 윤희상, 이재영 등 9명이다. 여기에 좌완 유망주 김태훈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FA를 신청한 정대현, 큰 이승호, 작은 이승호는 자동으로 보호되고 이번에 전역하는 채병룡, 윤길현 역시 아직 선수등록이 되지 않았기에 보호 대상에 들어간다.
롯데는 좌완 김태훈과 우완 박종훈 등 SK 마운드의 미래를 노려볼 만하다. 2009년 입단한 김태훈은 최고 구속이 153km에 이를 정도로 빠른 공을 뿌리는 SK의 미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투수다. 2010년 입단한 박종훈 역시 최고 구속이 150km를 넘는 빠른 공을 가진 유망주다. 제구력 때문에 아직 1군에서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갖고 있는 잠재력은 충분한 투수다.
롯데는 이대호, 임경완 외에도 에이스 좌완 장원준이 군입대를 했기에 마운드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SK 역시 유망주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혹시라도 돌아올 '부메랑'을 우려, 모두 보호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 롯데, 1루수 공백도 문제다
당장 롯데는 내년 시즌 1루수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이대호가 빠지면서 주전 1루수를 볼 선수가 마땅치 않아졌다. 이대호가 3루수였던 2009년 까지는 박종윤, 김주찬, 이대호 등이 돌아가면서 1루를 지켰기에 문제가 없었다. 양 감독은 이에 대해 "당장은 박종윤을 주전 1루수로 쓸 계획"이라며 "좌완과 우완 투수에 따라 조성환을 1루수로 기용할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루와 백업 포수, 투수 등 전력 공백에 대해서는 22일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트레이드 등 여러 방법으로 보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박종윤에 대해 "풀타임을 뛰면 2할 8푼은 칠 수 있는 타자"라고 평가했지만 아직 주전 1루수로 풀타임을 뛴 경험이 없기에 전력이 미지수다. 조성환이 3할을 넘나드는 고타율을 기록했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모습을 유지한다면 걱정을 덜 수 있지만 올해 부진한 것이 걸린다.
이번 FA 시장에는 이택근, 김동주 등 1루 소화가 가능한 선수들이 풀렸다. 하지만 이미 이택근은 20일 고향팀인 넥센에 4년간 5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돌아갔고 김동주는 7억원이라는 올해 연봉이 영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SK에서 보상선수로 풀릴 명단에서 1루수가 가능한 주전급 야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SK가 제출 할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만약 이호준이 제외된다면 롯데가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1루 수비가 가능한데가가 여전히 한 방이 있기에 이대호가 빠진 타선에 중량감을 더할 수도 있다. 다만 SK 이만수 감독이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점과 오랜 시간 SK에서 뛰었기에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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