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 6강' 안익수의 부산, 내년 더 기대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1.11.21 08: 59

6년 만에 부산 아이파크가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안익수 부산 감독의 성과를 명확히 설명해준다.
부산은 지난 2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수원 삼성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PO에서 0-1로 패배했다. 전반 47분 하태균에게 선제골을 내준 것이 뼈 아팠다. 부산은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된 중원 미드필더 박종우의 공백 때문인지 공격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동점에 실패,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6년 만의 PO서 3위 안에 들어 내년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싶다던 부산 선수단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깨가 처져 있지는 않았다. 이번 시즌 그들은 자신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구단 선수들을 제치고 6강 PO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부산과 지난 시즌의 부산의 차이점은 '안익수 감독의 존재'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시즌 K리그 감독으로 데뷔한 안 감독은 항상 '경기를 치른 것은 선수다'며 공을 돌렸지만, 그 선수들을 관리하고 기용한 것은 안 감독이었다. 지난 시즌과 스쿼드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리그 5위(작년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는 것이 안 감독의 역량이 작용한 증거.
사실 난관도 많았다. 안 감독이 부임한 직후 선수단은 불만이 많았다. 훈련량이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 김한윤 플레잉 코치의 말을 빌리자면 일부 선수들은 훈련 직후 구토를 할 정도로 괴로웠다고 한다. 또한 개막 직후 정규리그 6경기 동안 승리를 올리지 못하며 불신의 소리도 나왔다. 다행히 4월 중순부터 팀이 제 자리를 잡았고 승승장구해 나갔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위기가 있었다. 바로 승부조작. 리그를 휩쓴 승부조작 사태에 부산도 직격탄을 맞았다. 수비진 전체가 승부 조작에 관여해 전력에서 이탈한 것. 겨울부터 힘들게 만들어 놓은 수비진이 사라지자 부산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부산은 리그컵 결승에 진출했지만 황폐화된 수비진의 여파로 울산에 우승컵을 넘겼다. 안 감독도 "이번 시즌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다"고 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부산은 그 난관도 극복, 여름 이적 시장서 알토란과 같은 수비수들을 영입해 수비진을 재구성했다. 수비진이 자리를 잡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시즌 중반 탄탄했던 수비진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부산은 리그 5위로 시즌을 마감, 6년 만에 PO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비록 6강 PO서 수원에 패배해 무릎을 꿇고 말았지만 부산 축구의 미래는 밝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20대 중반에 불과한 선수들은 6강 PO 진출의 경험을 발판으로 한층 더 성장할 것이다. 또한 선수들의 성장에 안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도 한층 뚜렷해져 부산 팬들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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